두번째 대권 도전에 실패한 한나라당 이회창 전 후보가 지난 20일 정계은퇴 기자회견을 마지막으로 3일째 두문불출하고 있다. 이 전 후보는 당초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했다. 대신 비서실장을 지낸 권철현 의원에게 자신의 심경을 담은 인사말을 전했다. 이 전 후보는 권 의원이 전한 인사말에서 "못난 사람이 또다시 패장이 돼 당과 국민에게 큰 죄를 지었다"며 "미래를 보고 시대의 흐름을 보면서 자기성찰과 혁신으로 사랑받는 한나라당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김대중 대통령이 이 전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낙선을 위로했다. 이 전 후보는 고별회견 후 옥인동 자택에서 칩거했으며 서청원 대표를 비롯한 당직자와 의원들의 예방과 위로를 받으며 마음을 달래왔다. 22일 밤에는 자택에서 비서실 관계자들과 만찬을 함께하며 "국민이 이번 선거에서 '변화'라는 말에만 쏠려 '무엇이 진정한 것인지'에 마음을 주지 않은것 같다"며 아쉬움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전 후보의 한 측근은 "이 후보는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사무실을 열고 정치와 전혀 관련없는 사회활동을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