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증권사의 대형화 및 전문화를 유도하기 위해 재무건전성 감독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잃은 증권사는 퇴출시키기로 했다. 특히 현투증권을 조기 매각하고 한투와 대투증권은 조기 정상화를 추진할 방침이어서 증권사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금감원은 23일 확대연석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증권산업 발전방향'을 마련했다. 금감원은 △외국증권사의 시장점유율 확대 △사이버거래 증가에 따른 수익기반 악화 △증권서비스의 차별화 및 전문성 부족 △정보기술(IT) 투자 증대 등으로 국내 증권사의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임직원) 수는 지난 98년 말 36개(1천1백84명)에서 올 3월 말에는 44개(1천8백46명)로 22.2% 늘었다. 같은 기간 임직원 수도 2만4천8백93명에서 3만7천9백54명으로 52.5% 증가했다. 특히 국내 상위 5개사의 시장점유율은 2000년 말 현재 47.4%로 영국(60%) 미국(62%)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산업을 이끌고 나갈 선두그룹 증권사의 육성이 절실하다는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내년부터 자율적인 구조조정과 대형화를 유도해 선도증권사를 육성하고 대형사를 투자은행으로 변모시키는 쪽으로 증권산업 감독정책의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중소형사는 경쟁력있는 분야를 특화시켜 전문화를 유도키로 했다. 영업.수익구조를 자산관리 중심으로 전환시키고 증권종합계좌(CMA) 허용, 각종 서비스 유료화 등을 통해 수익기반도 다양화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 3∼4년 내에 대형사 및 일부 특화된 증권사만 살아남을 수도 있다"며 "경영상태 등에 대한 비교공시와 재무건전성 감독을 강화해 부실 증권사는 적극 퇴출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