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설비투자 2.8% 증가.. 産銀, 2828개기업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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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급적 투자 안 늘려
산은의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기업들의 투자마인드가 얼마나 위축돼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IT(정보기술)부문과 자동차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설비투자를 늘리지 않거나 줄이는 경향이 뚜렷했다.
업종별로는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와 반도체 등 IT산업이 올해 대비 15.3%의 설비투자 증대 계획을 갖고 있는 반면 비IT산업은 설비투자를 9.5% 줄일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철강(-19.0%) 석유화학(-12.3%) 등 기간산업과 내수 업종인 음식료(-18.6%)부문은 설비투자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다만 신차 개발이 활발한 자동차 산업은 경영실적 호조에 힘입어 25.6%의 설비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산은은 "제조업의 수익 개선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핵심 사업에 대해서만 선택적 투자를 하고 저수익 분야엔 투자를 최소화하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경기 불투명이 주 원인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확대 계획을 잡지 않은 것은 내년중 경기가 본격 회복될 것으로 낙관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산은 조사에서 기업들이 설비투자 확대의 애로요인으로 첫손에 꼽은 것이 수출과 내수부진(35.8%)이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 가능성 등으로 인해 대외경제 여건이 불안하고 새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등이 아직 확실치 않아 과감한 투자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
구체적으론 내수부진을 불확실 요인으로 든 기업이 26.1%에 달했고 수출 애로를 지적한 기업은 9.7%였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견·중소기업일 수록 내수부진을 많이 걱정했고 대기업들은 주로 수출애로를 호소했다.
이밖에 기업들의 설비투자를 가로막고 있는 요인으론 기존 설비과잉(16.0%) 자금조달 애로(15.7%) 수익성 악화(9.8%) 등이 꼽혔다.
◆하반기에나 투자확대 기대
산은은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이 적극적인 설비투자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은 조사시점이 대선 이전(10월1일∼11월15일)이란 점도 변수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때문에 대선이 끝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내년 상반기중 미국과 이라크간 전쟁 불안이 해소되면 하반기중 투자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상당수 기업들이 현재 현금을 여유있게 갖고 있는 데다 외환위기 이후 신·증설 투자를 미뤄왔기 때문에 대내외 불확실성만 제거되면 시설개체 등 설비투자에 적극 나설 것이란 얘기다.
산은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에도 지난 2월 설비투자 조사때는 2%의 감소를 예상했지만 투자여건이 개선되면서 실제론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3.4% 늘렸다"며 "내년 하반기중 투자여건이 개선되면 연간으로 5∼6%의 설비투자 증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