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이후 동창회 등 각종 송년모임과 직장인들의 연말 막바지 휴가행렬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송년모임이 썰렁했던 대선 전과는 반대로 각종 모임이 잇따르자 모임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음식점과 술집 등을 예약하느라 진땀을 흘릴 정도다. 지난 21일 저녁 30여명의 동기모임을 가졌던 서울 모대학 과 동기회는 모임장소를 잡는데 애를 먹었다. 대선 뒤 첫 주말인 이날을 전후해 각종 모임들이 집중돼 음식점은 물론 맥주 한 잔할 술집도 예약이 꽉 차버렸기 때문. 도성우씨(29.회사원)는 "지난 주말에는 대선 직후라서 그런지 모일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며 "잘 아는 일식집에 부탁해 겨우 자리를 마련했지만 2차로 호프집이나 노래방 구하기도 만만치 않아 아예 일식집에서 식사와 술을 한꺼번에 해결했다"고 말했다. 대선 다음날인 20일과 주말인 21일에는 서울 강남과 광화문, 명동, 퇴계로 일대 유흥업소들이 밤늦도록 송년회를 하려는 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밤 늦게나 새벽에 귀가하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길거리로 쏟아져나와 택시잡기는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다. 그동안 쓰지 못한 정기휴가나 연차휴가를 대선 이후 신청, 느긋한 연말을 보내려는 직장인들도 늘고 있다. 외국계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문모씨(26.여)는 "사용하지 않은 정기휴가나 월차를 신청하는 동료들이 부서별로 3~4명은 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