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효과 기대 접어야" 신중론 .. '연초랠리' 가물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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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참여자들의 기대와 달리 '산타랠리'는 결국 오지 않았다.
'주가는 대중(大衆)의 생각과는 다르게 움직일 확률이 높다'는 투자격언이 이번에도 입증된 셈이다.
증시 일각에선 '1월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이라크전쟁 북한핵문제 등 지정학적 불안요인, 그에 따른 위축된 투자심리, 취약해진 수급구조 등 증시 안팎에 악재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불안요인이 언제쯤 해소될지 알 수 없다는게 더 큰 악재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전쟁이 '이벤트 리스크' 성격이 커 현실화된 이후엔 큰 폭의 반등랠리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기대한다.
◆ 끈질긴 악재 =이라크전쟁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이어 최근 '북핵'과 관련된 국가위험요인(country risk)까지 가세했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는 "전쟁 발발 여부, 해결시기 등 모든 점이 예측 불가능하기에 위력을 더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을 사려는 사람들도 그때까지 매수시기를 미룰 뿐 아니라 '일단 팔고보자'는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
돈은 그 속성상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기 때문이다.
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 대표는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주가를 디스카운트하고 있으며 최근 주가 하락도 이같은 흐름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쟁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취약해진 수급구조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결과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소량의 '팔자' 주문에도 주가는 뚝뚝 떨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펀드 환매로 인한 투신사의 매도물량이 나오자 지수관련 대형주 주가가 급락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전날 미국 나스닥지수가 상승했지만 국내증시는 24일에도 뚜렷한 매도세력이 없는 가운데 종합주가지수는 13포인트(2%) 하락했다.
지난 10일 이후 주식형펀드와 혼합형펀드의 수탁고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고객예탁금은 최근 10여일 만에 7천억원 정도 줄었다.
주식수요 기반이 그만큼 허약해지고 있다.
문제는 해가 바뀌더라도 이같은 수급구조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연기금 은행 보험 등 기관투자가들은 통상 연초에 주식매입 자금을 집행한다.
하지만 이라크와 북핵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새해 들어 주식 매수에 나설 기관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시중 부동자금도 조심스럽게 움직일 공산이 높다.
◆ 외국인 변수 ='북핵'과 관련, 외국인투자자들은 의외로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
최근 3일 연속 순매수를 지속했으며 24일도 소폭 매도우위(3백8억)에 그쳤다.
이에 대한 해석은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외국인은 북핵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행동은 협상용 카드에 불과하며 결국 원만한 타결을 볼 것이란 관측이다.
둘째는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단계라는 분석이다.
한 외국계증권사 관계자는 "연말휴가 시즌이 끝난 이후 사태가 오히려 악화될 경우 외국인이 매물을 쏟아낼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