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우 소니코리아 사장은 "소니는 한국의 전자회사들을 경쟁자로서만이 아니라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미래 경영환경을 예측하기 어려울 때 어떤 회사도 혼자 모든 분야에 투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계열사인 소니전자는 한일 양국 협력의 좋은 예입니다.이 법인은 소니코리아와는 별도로 제조만 해서 각국으로 소니 제품을 수출하는 데 본사를 제외하고 불량률이 가장 낮은 곳으로 소니 그룹내에서 인정받고 있죠" 이 사장은 애국주의를 내세워서 국내 제품을 고집하거나 과시용으로 수입품을 사는 시대는 가고 국적과 상관없이 브랜드 기능 가격을 꼼꼼히 따져보고 구매하는 게 요새 소비 풍토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제품을 차별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사장이 선택한 것은 차별화된 브랜드와 기능을 앞세우면서 이를 보좌하기위한 애프터서비스(AS)강화와 "타임 투 마켓"전략. 이 사장은 "국내 대형 가전사와 가격 뿐 아니라 AS로도 정면 승부를 하기는 사실 어렵다"고 인정하지만 AS를 통해 고객 만족을 눈에 띄게 높여보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압구정 전시장에서 AS를 시작한 이후 두달만에 노트북PC.디지털캠코더.디지털카메라 AS물량의 3분의1이 이곳으로 몰리고 있다"며 소비가 발생하는 곳에서 서비스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타임 투 마켓"은 일본에서 출시된 신제품을 재빨리 한국에 들여오겠다는 뜻이다. 몇년 전만해도 일본에서 제품이 나온 후 한국에 들어오기까지 길게는 1년을 기다려야했지만 이 사장은 이를 일단 3개월로 좁혀볼 셈이다. 지난 8월에는 소니 사보와 인터뷰를 갖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한국법인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전세계 소니법인에 선언했다. "일본에서 신제품이 나오면 소니코리아를 통해 한국에 제품이 소개되기 전에 경쟁사들이 곧 비슷한 제품을 내놓기 때문에 소니만의 독창성이 한국에선 발현되지 않고 있다"는 게 이 사장의 설득 논리다. "타임 투 마켓"전략에 힘입어 소니코리아는 올 한해동안 프로젝션TV인 그랜드 베가,PDP TV,홈 씨어터,바이오 노트북 등 풍성한 신제품들을 내놨다. 소니코리아는 올해 20%의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있다. 지난해 실적이 답보했던 것을 고려하면 큰 폭의 성장은 아니다. 하지만 취임 초 "매출 지향의 소모적인 가격 경쟁은 하지 않고 브랜드에 걸맞는 차별화 전략을 펼치겠다"던 공약은 지킨 셈이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