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충청남도 충청북도의 행정수도 유치전이 벌써 후끈 달아오르고있다. 이들 3개 시·도 자치단체들은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행정수도 이전이 기정사실화됐다고 보고 여론 선점 등을 염두에 두고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행정수도 유치경쟁은 심대평 충남지사,염홍철 대전시장,이원종 충북지사 등 중부권 단체장들의 자존심경쟁뿐만 아니라 이들의 향후 정치적인 행보와도 연관돼 있어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노무현 당선자의 공약에 나타난 행정수도건설후보지 요건은 '대전과 청주에서 각각 30분거리이며 서울에서 멀지않고 청주국제공항과 고속철도에 가깝고 고속도로를 통한 전국적인 접근이 쉬운 지역'이다. 이를 놓고 대전시 충남 충북은 저마다 아전인수격으로 자기지역을 '0순위'라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장기지구(충남 연기군과 공주시 장기면 일대) △천원지구(충북 청원군 일대) △오송·오창과학단지 일원 △고속철도 역사가 들어설 아산 신도시 △충남 논산 지구 △대전권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충남은 지난 70년대 박정희 대통령 시절 '공주시 장기면 일대'가 후보지로 거론된 적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충남지역에 행정수도가 건설되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한다. 충청남도는 서해안고속도로와 경부·호남고속도로와의 접근성,서해안시대 중국과의 교역 등을 감안할 때 아산권을 추천하기도 한다. 심대평 충남지사는 연초에 행정수도유치기획단을 발족시키고 대국민 홍보활동 등에 나설 계획이다. 충청북도 이원종 지사는 "내년초 노 당선자가 취임하면 행정수도 이전문제에 바로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우리 도는 이전에 유치타당성 등에 대한 내부 무장을 마쳐야 한다"고 강조하고 실무작업을 서두르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 지사는 "청주국제공항을 끼고 있는데다 중부와 경부고속도로를 연결하는 교통요충지여서 노 당선자의 가이드라인에 비춰 볼 때도 충북이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대전광역시 염홍철 시장도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행정수도 대전권 이전을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염 시장은 "대전권은 이미 정부대전청사가 들어서 있는데다 대덕연구단지 청남대 계룡대 현충원 등 행정수도로서의 기본적인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어 어느 곳보다 유리하다"고 말했다. 충남대 육동일 교수(행정대학원장)는 "이전 대상기관이나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후보지부터 결정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행정수도 건설이 특정지역의 이해관계에 따라 추진돼서는 안되며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 뒤에 최종 확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