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서 찾는 지혜] 겨울 풍경

입력2006.04.03 01:59 수정2006.04.03 02:01

蒼蒼歲暮天, 新雪遍山川. 창창세모천 신설편산천 鳥失山中木, 僧尋石上泉. 조실산중목 승심석상천 饑鳥啼野外, 凍柳臥溪邊. 기조제야외 동류와계변 何處人家在, 遠林生白煙. 하처인가재 원림생백연 -------------------------------------------------------------- 아득한 세밑 하늘 / 흰 눈이 산천을 온통 뒤덮었네 / 새는 산중의 둥지를 잃었고 / 스님은 바위 틈 샘물 찾아 나서네 / 굶주린 새 들녘에서 우짖고 / 얼어붙은 버드나무 시냇가에 누웠네 / 어드메에 사람 사는 집 있을까 / 숲 넘어 저만치에서 흰 연기 피어오르네 -------------------------------------------------------------- 고려 이색(李穡)이 읊은 '신설(新雪)'이다. 눈이 온 뒤의 들녘 풍경을 섬세한 필치로 묘사하고 있다. 눈 속의 바위 틈 샘물을 찾아나서는 스님 모습과 숲 저만치에서 피어오르는 흰 연기를 통해 정중동(靜中動)의 포근한 삶의 기식이 느껴진다. 李炳漢 < 서울대 명예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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