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도전 1000곡' .. 권기찬 <웨어펀인터내셔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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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kwon@wearfun.co.kr
가끔 일요일 오전이면 아주 흥겹게 보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도전 1000곡'이라는 오락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 한국방송대상 TV 연예프로그램 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수상소식이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 프로그램이 장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대를 뛰어넘어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요소를 많이 갖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먼저 '도전 1000곡'에는 장르를 망라해 다양한 부류의 연예인이 출연한다.
신인이든 원로든 가리지 않고 한데 어울린다.
왕년의 스타를 볼 수 있다는 기쁨과 동시에 신구세대가 함께 모여 어울림의 미학을 연출한다.
'도전 1000곡'은 또 한꺼번에 많은 수의 스타를 같은 무대에 세우는 흔하지 않은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들의 옷차림은 시청자에게 즐거운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시청자는 그들의 다양한 패션을 통해 패션이 세상에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사실을 보게 되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의 표정을 읽어내기도 한다.
출연진 스스로 연출하는 이벤트도 볼 만하다.
대본에 없는 해프닝,노래하다 중도 탈락하는 출연자의 표정이나 행동이 너무나 귀엽다.
젊은 사람의 끼와 순발력으로 시청자는 행복해진다.
노래방의 보급으로 전 국민의 가창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해도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가수나 연예인이 열창하는 노래는 시청자를 놀랍게 만든다.
어떻게 그 많은 노래를 완벽하게 기억하는지 감탄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흥과 즐거움을 주는 프로그램이 가끔은 본연의 가치를 잃어가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다.
가사를 더듬을 때 동료들이 옆에서 도와주는 반칙이 도를 지나칠 때가 있어서다.
게다가 상대편 멤버가 노래하는 것을 방해하거나,잘못된 가사를 옆에서 불러 탈락을 유도하거나,가사를 기억하지 못하도록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등 승패에 관한 지나친 집착은 시청자를 슬프게 한다.
많은 시청자는 '도전 1000곡'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일요일 아침에 작으나마 유쾌한 행복을 얻고 싶어한다.
규칙과 예절을 존중하는 진행으로 시청자를 보다 즐겁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