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바이러스 나와라.' 컴퓨터 바이러스를 잡아야 할 백신업체들이 오히려 바이러스가 출현하길 학수고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대상은 바로 모바일 바이러스.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팜 개인휴대단말기(PDA)에서 작동하는 몇몇 바이러스가 발견되기는 했으나 휴대폰에서 활동하는 바이러스는 나타난 적이 없다. 백신업체들이 모바일 바이러스를 내심 기다리는 것은 일단 바이러스가 등장하기만 하면 '모바일 안티 바이러스'분야라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모바일 기기의 보급률에 비춰볼 때 시장 규모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업체들의 기대다. 안철수연구소 하우리 등은 이미 이 새로운 시장에 기대를 걸고 무선인터넷 관련업체들과 사업 준비에 한창이다. 안철수연구소는 SK텔레콤 등과 모바일 안티 바이러스 기술 개발 및 시장성 평가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 하우리도 퀄컴 등 무선인터넷 플랫폼 및 무선인터넷 솔루션 업체와 제휴를 추진중이다. 이미 팜 및 윈도CE 운영체제(OS)용 백신을 개발했으며 휴대폰용 기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하우리 관계자는 "이동통신 업체들이 독점하고 있는 무선인터넷망이 인터넷포털에 개방되고 무선인터넷 플랫폼이 통일되면 모바일 바이러스가 강력한 파괴력을 보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며 "모바일 바이러스 출현 즉시 백신을 내놓을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모바일 바이러스 개발의 기술적 어려움 등을 들어 시장 전망을 어둡게 보는 시각도 있다. 시만텍코리아 관계자는 "모바일 바이러스가 쉽게 개발될 수 있었으면 이미 등장했을 것"이라며 "조만간 시장이 열릴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