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행은 올해 1천5백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7년 창사 이후 최대실적이다. 사상 최대치였던 작년실적(5백23억원)보다도 세 배 가량 많다. 지난 3.4분기까지 1천2백77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부산은행이 이같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000년 심훈 행장이 취임한 후 부산광역시 금고업무 유치와 함께 철저한 지역밀착 경영을 펼쳐 왔기 때문이다. 지난 9월말 현재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은 각각 24.03%, 1.27%에 달했으며 자본금도 7천3백34억원으로 종전보다 크게 증가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역시 은행권 최고수준인 12.99%에 이르는 등 우량은행으로 발돋움했다. 심 행장이 취임 후 가장 역점을 뒀던 사업이 지난 60여년간 대형 시중은행이 맡아온 부산광역시 시금고업무를 유치하는 과제였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부산시 금고업무를 따내 순이익 향상과 함께 은행의 이미지를 크게 높일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조직을 고객지향적인 사업부제로 대폭 개편했으며 '내고장 사랑21 프로그램'을 가동해 지역사회 공헌을 통한 지역밀착 경영을 시작했다. 또 이달 8일에 '부산은행 지역봉사단'을 발족, 주5일근무제 실시에 따른 토요휴무일을 전 임직원이 지역봉사 활동을 하며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심 행장은 봉사단 단장을 맡았다. 이는 역내 중소기업 및 가계금융 중심의 '선진 지역특화 은행'을 지향한다는 심 행장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부산은행은 내년에 지역시장 지배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 현재 지역밀착 마케팅 및 수익중심의 영업전략을 짜고 있다. 내년 8월부터 도입되는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상품 판매)에 대비하기 위해 전략적 제휴회사를 확대하는 한편 고객지향적 프로세스를 개선, 생산성을 높이기로 했다. 또 지역은행에 적합한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을 조만간 구축할 방침이다. 부산은행은 주영업지역인 부산광역시와 김해.양산 등 부산광역 도시권, 마산.창원.울산 등 부산 인근지역, 서울지역 등 4대 권역으로 나눠 지역별로 차별화된 영업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부산은행의 최대강점인 강력한 지역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 소형 다점포 전략을 수립, 금융수요가 많은 틈새지역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부산은행은 이미 부산지역에만 1백80개가 넘는 영업점을 갖고 있으며 1천2백여대의 자동화기기를 설치해 놓고 있다. 인터넷뱅킹 가입자수도 최근 20만명을 넘어섰다. 부산은행은 내부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외국의 초우량은행에 대한 벤치마킹과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부산은행 임원들이 지난 6월 일본 초우량 지역은행인 시즈오카은행을 방문, 지역은행의 모델을 연구하고 돌아온데 이어 8월에는 중국 최대의 상업은행인 중국공상은행과 포괄적인 업무제휴를 맺었다. 이 제휴에 따라 중국과 거래하는 부산지역의 수출업체들이 더욱 신속한 무역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 10월에는 미국에서 지역밀착 경영으로 유명한 와코비아은행을 방문, 경영노하우를 배우는 한편 각종 교류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심 행장은 "부산은행은 국내 대표적인 지역은행으로서 지역주민들로부터 더욱 큰 신뢰와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