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 현지의 특성에 맞는 독특한 디자인과 색상,기능을 갖춘 '지역특화 상품'으로 큰 재미를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러시아 불가리아 등 동유럽 국가에서 '레드 캠코더'로 대박을 터뜨렸다.

해당 지역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상을 적용한 특화모델로 일본제품보다 비싼 1천4백99달러에 팔리고 있다.

삼성전자 러시아법인은 또 현지의 좁은 가옥 구조에 맞춰 폭이 34㎝에 불과한 슬림형 세탁기를 출시,시장점유율을 20%까지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유럽 최고의 휴양지인 크레타섬에서는 저소음,초고속 냉난방 등 유럽인들의 취향에 맞는 공조시스템으로 실내기 1천8백대 규모의 크레타 빌라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에어컨 시장을 장악했다.

유럽인들이 동물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동물 털을 제거할 수 있는 '펫 브러시(Pet Brush) 청소기'도 히트한 현지형 제품이다.

LG전자는 중동의 부호들이 금색을 유난히 선호한다는 점에 착안,제품 외부에 금색 도장을 입힌 '황금 벽걸이 TV'로 재미를 봤다.

동급 벽걸이 TV 가격보다 약 10% 이상 높은 가격에도 현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도둑이 많은 중앙아프리카에서는 VCR 바닥에 부저를 설치,도난시 소리가 나도록 설계한 '도난방지 VCR'가 화제를 일으켰다.

일본에서는 '진동팍팍' 청소기를 고온다습한 일본 기후에 맞게 개량한 '클리마루' 청소기와 독신자층을 겨냥한 소형 가전패키지 세트 '큐비(CUBEi)'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휴대용 DVD플레이어는 레저인구가 많은 미국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삼성은 10인치 LCD화면과 두 사람이 동시에 들을 수 있는 듀얼 헤드폰 잭 등 독특한 기능을 갖춘 휴대용 DVD플레이어를 월 1만대 이상 판매하고 있다.

LG전자도 두께 24.9㎜의 초박형에 TV수신 기능까지 갖춘 휴대용 DVD플레이어가 큰 인기를 끌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