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문제와 국제 유가가 연말 폐장일인 30일 국내증시를 강타했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29.37포인트(4.47%) 폭락한 627.55에 마감, 심리적 지지선인 630선을 밑돌았다.

이달 23일이후 5일째 내림세를 보이며 이 기간중 80포인트 이상 떨어진 셈이다.

7일째 하락세를 이어간 코스닥지수는 이날 1.92포인트(4.15%) 급락한 44.36을 기록했다.

사상 최저치인 지난 10월11일의 43.67을 불과 0.69포인트 남겨 놓았다.

전문가들은 증시에 투매 분위기가 나타나는데다 북핵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약세장이 좀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라크전에 대한 우려감까지 가세, 1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컨트리 리스크 전면 부각

최근 증시 급락의 배경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이라크전과 북한 핵 사태 등 국제 정세상의 리스크를 들 수 있다.

여기에 유가, 환율, 금값 등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며 국내외 증시에 부담을 안기고 있다.

유가는 32달러를 돌파, 2년래 최고치를 보이고 있으며 금값은 5년 6개월만에 최고치를 넘어섰다.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3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는 북한 핵 문제가 지정학적 위기감을 불러오며 컨트리 리스크를 확대시키고 있는 양상이다.

동원증권 조홍래 리서치센터장은 "북한 핵 문제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악재"라며 "증시외적인 요인에 의한 급락이므로 향후 전망이나 회복시기 등도 점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정보팀장은 "과거에도 그랬지만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이 이어질 경우 증시 회복시간은 더욱 지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1월 효과 난망

연말 증시 폭락으로 연초 주가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매년 1월에는 심리적 기대감 등으로 증시가 특별한 이유없이 강세를 보이는 '1월효과'가 나타났었다.

그러나 내년에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북한 핵 리스크와 이라크전 위기감 등은 당장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의 경우 종합주가지수가 600선을 밑돌 수 있는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보증권 김석중 상무는 "국제 정세와 함께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유가 급등과 반도체 가격 하락등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1월중에 600선 붕괴와 함께 10월의 전저점인 580선까지 밀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이 안정감을 되찾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투매에 동참하기 보다는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낙폭 과대 우량주의 매수 타이밍을 노려볼 만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증권 신성호 이사는 "외부 충격에 의해 시장이 급락했을 때는 낙폭과대 종목부터 회복된다"며 "하락폭이 큰 우량주를 찾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