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기술은 이루어진다.'

21세기 엔지니어들이 추구하는 명제다.

그 기술은 바로 나노(Nano)에서 시작된다.

나노기술은 10억분의 1m 크기의 원자나 분자를 소재로 반도체를 만들고 로봇을 만드는 것이다.

20세기 과학기술이 원자 분자 양자 등 극미의 세계를 탐구하는 데 그쳤다면 21세기 기술은 이 원자나 분자들을 조작 활용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세계는 나노기술 경쟁시대를 맞고 있다.

나노경쟁에서 뒤지면 글로벌 시대에 더 이상 살아남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이 올해 과학기술분야의 화두로 '나노'를 첫 손가락에 꼽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국내외 나노기술개발 경쟁과 전망을 살펴본다.

◆나노기술 투자 늘린다

한국의 나노분야 연구인력,연구개발비,연구기반시설 등은 선진국의 10분의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세계기술평가센터(WTEC)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나노 기술력은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25% 수준이다.

나노기술 전문인력의 경우 일본의 10분의 1 수준인 1천여명에 그치고 있으며 나노기술 인력양성 교수요원 및 교육 프로그램도 미흡하다.

나노소자 제작을 위한 공정시설 및 측정장비도 거의 없다.

정부는 나노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나노기술 발전의 청사진을 담은 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2001년 7월 국가과학기술발전위원회에서 확정된 이 계획은 앞으로 10년간 1조5천억원을 나노기술 분야에 투입,세계 5위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1만3천여명의 나노전문인력을 양성하고 나노기술의 산업화에 필수적인 나노제조장비 기반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담고 있다.

◆연구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기초연구 실적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이 경쟁력을 갖춘 나노소자와 나노소재 분야에서우수한 결과물들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나노소재 분야에선 포항공대 김광수 교수팀이 세계에서 가장 얇은 직경 0.4나노미터의 금속선을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유룡 교수팀은 자기조립방법에 의해 규칙적 배열의 나노포러스 물질 제조에 성공,세계적인 과학전문지인 네이처지의 표지에 실리기도 했다.

서울대 최만수 교수팀은 수십 나노미터 직경의 일정한 나노입자를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나노소자 분야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업적이 나오고 있다.

직경 5나노미터 실리콘 양자점을 이용해 상온에서 작동되는 단전자 트랜지스터가 발표됐다.

50나노미터급 반도체 트랜지스터와 양자점을 이용한 적외선 감지 소자도 개발됐다.

민간기업에서도 신상품 개발 혹은 기존 제품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나노기술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전자업체인 삼성전자,LG전자,하이닉스는 기존 반도체 소자의 소형화를 위해 나노 CMOS,단전자 트랜지스터,단전자 메모리 개발에 나서고 있다.

나노 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자기 메모리(MRAM)와 유전체 메모리(FRAM)의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또 주사탐침 기술을 이용해 정보저장 비트의 크기가 10나노미터 정도인 테라급 정보저장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SK케미칼,LG화학 등에서는 고기능성 유기물 분해 나노분말과 고강도 나노복합체를 개발 중이다.

또 나노테크,나노폴 등 나노 관련 벤처회사들이 잇따라 설립돼 나노기술의 상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