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 젊은 에너지가 용솟음치고 있다.

"새로운 것"과 "한바탕 축제"에 목말라 하는 젊은 세대 부상의 현재화다.

월드컵과 대선과정을 거치며 우리는 예전엔 생각하기 어려웠던 변화를 목격했다.

젊은 에너지가 이제 한국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까지 바꿀 기세임을 분명히 확인했다.

이들의 부상은 <>수평적 네트워크 <>감성 연대 <>자발적 참여 등의 문화코드로 요약되는 한국 사회의 새 물결이다.

수평적 네트워크를 통해 이들은 "빛의 속도"로 여론을 만들어가는 순발력을 보였다.

감성연대는 우리 사회에서 자취를 감췄던 눈물과 감동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웠다.

사실 한국 사회의 젊은 에너지는 지난해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니다.

90년대말 벤처붐을 이끈 것은 바로 20~30대의 젊은이들이었다.

대기업 사장들까지 나서서 찾아내려는 인재도 바로 이 사람들 가운데 있다.

복장파괴 호칭파괴 수평조직 등의 탄력적 기업문화는 이들이 아래로부터 일으킨 소리없는 혁신이었다.

문제는 이 젊은 에너지가 일시적이고 우발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아젠다(agenda:의제)가 제시되지 않으면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우왕좌왕한다.

또 "신명나는 마당"을 깔아주지 않으면 좀체 참여하지 않으려는 개인주의적 속성도 있다.

방향을 잘못 잡을 경우는 세대 갈등을 야기하는 폐단도 생길지 모른다.

집단의 논리로 기성세대들이 이룬 모든 것을 부정하려 들 경우 한국 사회는 정체성의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이추리 왓슨와이어트 아.태지역 대표는 "진정한 세대차이는 나이가 아니라 사고의 차이"라며 "나이만을 강조하다 보면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를 만들어 사회 전체가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이들과 더불어 나머지 모든 세대까지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아젠다가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나라 경제를 살리는 일이 아닐까.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도 세계와 더불어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답은 역시 경제다.

젊은 한국은 강한 경제로 거듭나야 한다.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 경제선진국이 되고자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민족적 자존심을 살리고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서도 도전해야 할 과제다.

지난해는 우리 젊은이들을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한 해였다.

이제는 전 사회가 이 에너지가 흩어지지 않도록 지혜를 모을 때다.

20~30대의 열정이 40~50대의 경험과 조화될 때 대한민국의 꿈은 이루어질 수 있다.

혈연.지연.학연에 치우치지 않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참여가 존중받고 끊임없이 토론하는 사회,바로 민주적이고 역동적인 사회가 될 수 있다.

젊은 에너지를 성장의 동력으로 승화시키는 과제가 계미년 신새벽을 맞는 우리 모두의 화두가 돼야 하는 이유다.

권영설 경영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