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벤처캐피털들의 투자가 다소 활기를 띨 전망이다.

벤처경기를 비롯해 증시상황 등 투자회수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올해 워낙 저조했던 투자로 자금여력을 충분히 비축하고 있고 조정기를 거쳐 벤처기업들의 거품이 제거된데 따른 것이다.

차기정부도 직접투자보다는 벤처캐피털들을 매개로 한 간접투자방식을 펼치기로 해 벤처캐피털의 역할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중소기업청은 국내 1백19개 벤처캐피털들을 대상으로 "2003년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내년 벤처투자규모가 9천2백53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벤처캐피털의 투자실적인 5천6백52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또 벤처투자가 활발했던 지난 1999년의 9천5백억여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조합결성을 통한 투자재원도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중소기업청은 내년 결성예정인 투자조합규모가 2002년의 8천억여원보다 소폭 늘어난 8천8백81억원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중기청 관계자는 "2년여 조정기를 거쳐 벤처기업들의 거품이 제거된데다 경기회복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벤처캐피털들이 투자재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벤처캐피털들도 연초를 맞아 내년 투자규모를 대폭 확대키로 하는 등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다.

KTB네트워크는 최근 사내 의견조율을 거쳐 올해 벤처부문에 9백억원을 투자키로 잠정 결정했다.

구조조정부문에는 1천억~1천5백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KTB관계자는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경기바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공감대가 심사역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며 "투자회수 정도에 따라 투자규모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KTB는 올해 10월말까지 벤처와 구조조정부문에 각각 4백30억원과 5백억여원을 투자했었다.

한국기술투자(KTIC)도 올해 벤처와 구조조정분야에 지난해보다 늘어난 4백30억원과 5백억원을 각각 투자키로 했다.

하지만 고유계정과 조합펀드의 미투자액이 1천1백억원에 달하는데다 11월말 현재 기투자금(2천2백억원)의 회수정도에 따라 올해 투자규모는 이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게 자체 전망이다.

지난해 나스닥펀드(KGIF)를 공동설립했던 산은캐피탈과 스틱IT벤처투자는 올해 다소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들 벤처캐피털들은 현재 우량 벤처업체를 발굴,심사를 벌이고 있으며 올초부터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스틱IT벤처투자는 약 6백억원에 달하는 한국측 운영자금외에도 벤처부문에 4백억원 정도를 투자키로 잠정결정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