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전반에 거대한 변화의 바람을 몰고온 젊은 한국인들은 보수적인 우리의 기업 문화를 바꾸고 있는 주역이기도 하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우리 기업들은 혹독한 기업구조조정을 통해 조직 연령을 과감히 낮췄다.

이 때부터 기업의 주요 화두 가운데 하나로 떠오른 것이 '젊은 기업문화 가꾸기'다.

변화에 둔감한 기업 경영에서 탈피해 탄력적인 기업 조직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소수 임원에 의해 기업의 운명이 좌지우지 되는 '밀실 경영'도 지탄의 대상이 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20~30대 '젊은 피'들은 낡은 사고에 갇힌 구세대를 대신할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고 이들의 문화는 사무실 분위기를 점차 바꾸어 나갔다.

특히 이들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인터넷'의 파워는 강력했다.

인터넷이 지닌 의사소통의 쌍방향성은 기업에 수평적인 의사구조를 정착시키는데 원동력이 됐다.

신입사원이 사장에게 직접 e메일로 보고를 하는가 하면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부서원 전체가 동등한 자격으로 부서회의를 하기도 한다.

주니어보드(청년중역회의)와 같은 새로운 제도가 도입돼 소수 임원에 의해 막혔던 언로(言路)도 확 뚫렸다.

표현명 KTF 상무는 "주니어 보드를 통해 아래의 의견이 걸러지지 않은 채 그대로 윗선까지 전달되기 때문에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게 됐고 젊은 직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수혈받을 수 있어 영업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새로운 직장문화는 변화의 실마리이지 모든 것이 될 수는 없다.

아무리 독창적인 아이디어라고 해도 그것을 운용할 수 있는 노하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장되게 마련.

때문에 40~50대의 경험과 연륜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30대의 젊은 에너지와 40~50대의 노련미가 만나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때 기업의 효율도 극대화된다는 얘기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