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전통 중소제조업체들이 활기찬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 임박이라는 외부악재요인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이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중소업체들은 지난해 생산인력난으로 기계를 놀리고 월드컵특수 기대가 빗나가면서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시련을 겪었다.

가구 제지 등 몇몇 업종만 호황을 누렸을 뿐 대부분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중소제조기업들은 지난해의 어려움을 딛고 새로운 비상 채비를 하고 있다.

2003년을 '웅비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는게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한결같은 다짐이다.

올해 새정부가 들어서는 것도 이들이 희망을 갖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인들은 새로운 지원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 산업발전의 한 궤를 이끌어온 서울디지털산업단지(옛 구로공단)도 새로운 몸단장을 하고 날개를 펴고 있다.

첨단시설을 갖춘 아파트형 공장이 여기저기 들어서고 있다.

굴뚝산업 중심에서 국내 첨단산업을 이끌어가는 디지털 밸리로 도약하기 위한 것이다.

김영수 기협중앙회 회장은 "올해 중소기업들은 희망의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독수리처럼 하늘로 비상하고 세계 속의 한국으로 위상을 높이기 위해 중소기업인들이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가구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의 한 해를 만들겠다며 '희망의 돛'을 올리고 있다.

한샘은 올해 매출 6천억원에 경상이익 5백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27.6%, 경상이익은 42.8% 높여 잡았다.

한샘 관계자는 "6시그마 운동을 통한 경영혁신을 지속함으로써 제품 및 서비스 경쟁력을 높여나가 올해를 '한샘의 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일본 등 해외시장 공략도 강화해 가구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올라서는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에넥스 역시 올해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매출 2천6백억원, 경상이익 1백52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중국시장 개척도 한층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보루네오가구는 해외시장 공략 강화를 새해 중점 사업계획으로 세웠다.

이 회사는 아시아 중동 등 20개국에 40여개의 판매망을 갖고 있다.

임창빈 대표는 "올해 4개국에 5개 판매망을 추가하는 등 해외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지업계도 희망의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누린 호황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부터 무관세 적용으로 외국기업과의 경쟁이 가속될 전망이지만 그동안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해와 오히려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한솔제지는 올해 '안정적 수익 공고화'를 경영전략으로 세우고 기존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신규 투자는 최대한 자제한다는 전략이다.

신무림제지도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강화해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만들어 웅비하는 한 해를 만들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무관세 시대인 내년을 '제2의 도약의 해'로 나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보일러 업계 역시 올해를 비상의 해로 정하고 "2003년을 선도하는 주역이 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업계는 올해도 지속될 아파트 재건축 등에 힘입어 건축 경기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일러는 업종 특성상 건축경기와 부침을 함께하기 때문에 올해도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동보일러는 올해를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시장선도 기업으로 자리잡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특히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 연간 2천만달러 이상을 수출한다는 방침이다.

박천곤 대표는 "수출 대상 국가를 다변화해 세계 곳곳을 누비는 수출역군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린나이코리아는 비데 레인지후드 등 신규사업에 나선다는 전략을 세웠다.

척척보일러도 화성에 공장을 증설하기로 하는 등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귀금속 업계도 올해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해 비상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KS주얼리는 전년대비 30% 신장된 2천만달러의 수출을 올해 목표로 정했다.

손한웅 KS주얼리 대표는 "10여개국에 달하는 수출대상 국가를 20여개국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미꼬주얼리도 디자인 개발을 통한 고가제품 시장에 뛰어들어 이탈리아 시장을 뚫기로 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