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이슈는 '테러와의 전쟁'이다.

지난 2001년 9월 11일 뉴욕에서 동시 다발 테러가 발생한 후 '테러와의 전쟁'은 지구촌의 세력 판도를 바꾸는 테마로 등장했다.

조시 부시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격이 일단락되자 이라크 이란 북한 등을 국제 테러를 지원하는 '악의 축'으로 규정, 전면대결을 선언했다.

미국과 이라크간 전운이 고조되고 있고 세계 각지에서 국가 인종 종교간 분쟁이 수그러들지 않아 인류가 갈망하는 세계 평화는 요원한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인도와 파키스탄간에는 카시미르 지역을 둘러싸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는 체첸 지역의 이슬람 세력에 대한 탄압을 계속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하반기에 인도 발리의 디스코텍 폭발, 체첸의 모스크바 극장 점거, 케냐 몸바사 폭발 등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는 등 국제테러는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을 기치로 내걸고 전쟁을 시작할 경우 세계 어느 나라도 반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세계 각국에 분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화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글로벌화'란 미국적 가치관을 강요, 세계 각국에서 반발도 커지고 있다.

세계화 흐름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의 불만이 테러의 배경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아프리카에서 아랍에 걸쳐 젊은층 인구가 늘고 이에 비례해 실업과 빈곤, 정치적 절망감이 증가하는 것도 또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에도 세계 각지에 제2, 제3의 오사마 빈 라덴이 출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부시 정권은 2003년에도 테러 위협을 지렛대로 삼아 세계적으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경기회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04년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을 높이는데도 '테러와의 전쟁'은 유효한 수단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테러와의 전쟁에는 지구적 차원의 협조가 필요하다.

하지만 부시 정권이 국익을 전면에 내세워 독선적인 외교 정책을 펼칠 경우 '9.11 테러' 사태로 만들어진 국제 테러 포위망의 전열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테러와의 전쟁이 성공할지, 전선이 흐트러질지는 미국의 대 이라크 처리가 시금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