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회사들이 미국 채권펀드에 선물환거래를 결합시킨 상품을 잇따라 판매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5% 정도의 국내 채권상품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를 겨냥,과거에 수익률이 좋았던 해외 채권형 뮤추얼펀드를 선보이는 것이다.

단순히 펀드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동안 해외 뮤추얼펀드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던 환율변동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선물환거래를 결합시킨 게 특징이다.

새로운 투자수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연평균 7% 안팎의 과거수익률만 믿고 고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투자신탁증권은 지난 12월17일부터 메릴린치의 미국MBS(주택저당채권유동화증권)투자펀드와 피델리티의 미달러채권펀드를 판매키로 했다.

이들 상품은 씨티은행과 미래에셋증권에서 내놓은 것과 같은 상품이다.

씨티은행은 메릴린치의 펀드를 지난 11월에만 1천4백억원 이상 팔았다.

미래에셋증권도 현재 피델리티 펀드를 1백억원 이상 판매하고 있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도 뱅크원투자자문의 채권펀드를 팔아 재미를 봤다.

증권사나 은행들은 이들 펀드가 과거 수년동안 연평균 7% 안팎의 수익률을 올렸고 1년 기준으로 2.5%의 선물환프리미엄을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실제 이들 상품에 투자하면 9% 이상의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과거 수익률이 미래의 수익률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다"며 "미국채권펀드에 투자하면 연9%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국내 채권형펀드들이 5~6%의 수익률을 내는 데도 힘겨워하는 상황에서 9%의 수익률이 가능한 상품이 있다면 정보에 앞선 기관투자가들이 먼저 달려들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실제 씨티은행이 판매하는 메릴린치의 미국MBS펀드는 지난 1994년엔 마이너스 3.74% 수익률을 내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내년 하반기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경기회복은 곧 금리상승을 의미하고 금리상승(채권가격 하락)은 미국채권펀드의 수익률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