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올해 그룹의 핵심경영방침으로 정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 같은 경영방침이다.

각 계열사를 삼성전자처럼 세계 일류기업의 대열로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삼성은 이를 위해 10대 핵심과제를 추진키로 했다.

우선 현재 세계1위에 있는 사업이나 제품은 2위와의 격차를 벌려 시장지배력을 높이고 그렇지 못한 사업은 3위권 내에 들도록 전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D램 S램 등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의 경우 플래시메모리 등을 집중육성해 경쟁업체들이 추격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

올해 17개인 세계 1등 제품을 오는 2005년까지 2차전지,PDP,MLCC(적층세라믹컨덴서),광픽업,유기EL,디지털TV,DVD플레이어 등 30개로 늘리기로 했다.

또 IT 바이오 나노 환경 등 미래 신기술 기반을 확보하고 사업화를 모색하며 디지털컨버전스 등 신사업을 발굴하기로 했다.

앞으로 5~10년 뒤 먹고 살 수 있는 차세대 제품을 찾자는 것.

이를 위해 선진업체와의 제휴와 기술도입 등도 적극적으로 고려한다는 전략이다.

이와함께 휴대폰의 성공사례를 본받아 반도체,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등에서도 "고급제품 중심의 고부가가치화를 확대"토록 했다.

또 내년 4조3천억원으로 책정된 연구개발 투자비의 효율적인 집행을 통해 "미래기술 및 유망사업 분야에 대한 R&D"(연구개발)를 강화키로 했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을 비롯해 "브랜드,디자인 등 소트프 경쟁력의 지속적인 확충"도 추진키로 했다.

2004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및 2008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 공식후원업체로서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건희 회장은 올해도 우수인재 육성에 가장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핵심인재의 확보 및 육성"을 위해 내년에도 1천명 이상의 석.박사 인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미래비전을 구현할 수 있는 국내외 인재발굴,산학협력 확대 등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내년 중국 투자를 확대하는 등 "세계 3대축(미주 유럽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영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연구개발 마케팅 생산 등 전분야에 걸쳐 종합전략을 마련하고 진출시장에 적합한 사업전략을 모색키로 했다.

또 계열사간 시너지도 강화하기로 했다.

삼성은 이와함께 <>고객 및 시장지향적 경영체질을 강화하고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사업은 축소하거 철수하는 상시 지속적 구조조정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 신뢰받고 존경받는 기업상 구축 등도 추진키로 했다.

이미 삼성증권과 삼성화재 등은 외형경쟁포기와 고객수익률위주의 경영이라는 정도경영방침을 발표했다.

삼성은 이같은 글로벌 경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에 모두 13조1천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불황기에 과감하게 투자해 절대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라는 이 회장의 지시에 따라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다.

설비투자는 올해의 6조5천억원보다 35%이상 많은 8조8천억원으로 늘렸다.

12인치 반도체웨이퍼 전용라인신설,6세대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증설,휴대폰 공장라인 증설 등에 대규모 자금이 들어간다.

또 기존제품의 고부가가치화,브랜드 및 디자인 등의 소프트 경쟁력 확대를 위해 올해보다 6천억원(16%) 늘어난 4조3천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책정했다.

삼성은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종합상사의 회계기준이 변경된데다 원화환율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 일부 사업은 부진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삼성은 "실질적으로" 지난해 수준의 매출(1백37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출의 경우 3백12억달러에서 3백65억달러로 17% 늘리기로 했다.

특히 이익은 세전기준으로 15조원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