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국가들의 '자국통화 향수'가 심해지고 있다. 유럽 인터넷회사인 '티스칼리'가 1일 발표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독일인들의 57%,네덜란드인들의 55%가 각각 마르크화와 길더화의 '복귀'를 원했다. 지난해 3월 유로화의 전면 사용과 함께 자국화폐의 통용이 금지되면서 상인과 제조업체들이 슬그머니 물건값을 올리고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실제로 최근 빔 뒤젠베르크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화가 물가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시인했다. 유로존경제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기존 통화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또다른 이유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정부는 상품가격에 자국화폐인 '리라'의 병기표시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중가격 표시 의무제 도입방침을 밝히고 "이를 위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승인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EU 15개 회원국 중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나라는 영국 덴마크 스웨덴 등 3개국. 영국정부는 오는 6월까지 유로존 가입에 따른 손익평가서를 만든 뒤 가입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지만,'유로화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고 있어 가입 여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덴마크는 2004∼2005년,스웨덴은 오는 9월 각각 관련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