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안팎의 경제여건 악화로 인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5% 이하로 낮아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일 '2003년 국내 10대 트렌드'라는 보고서의 서문에서 "올 1.4분기 성장률이 잠재성장률(5% 안팎)을 밑돌 수도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이와 함께 올해 예상되는 첫번째 트렌드로는 '세대교체와 새 질서 형성'을 꼽았다. 50대 중반의 새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사회 전반에 연소화(年少化) 경향이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제정책 측면에서는 '효율과 형평의 조화'라는 화두가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할 것으로 진단됐다. 각종 인.허가 규제, 준조세 등 기업 경영에 부담을 주는 제도의 정비로 시장경제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동시에 서민.중산층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한 복지정책은 강화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세번째 트렌드로는 '모바일(mobile) 시대의 성장엔진 발굴'이 선정됐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이동통신산업과 다른 산업간 융합이 활발해지면서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아낼 것으로 삼성연구소는 내다봤다. 대표적으로는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인 'IMT-2000'의 국내 상용 서비스가 올해 시작되는 가운데 휴대전화로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는 '모바일-커머스(mobile-commerce)' 사업이 크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됐다. 부패를 척결하라는 국민들의 압력과 기업 경영 및 회계에 대한 감시제도를 통해 사회 전반의 투명성이 높아지는 현상도 올해 두드러질 것으로 지적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또 주5일근무제 확산으로 일반인들의 생활방식이 바뀜에 따라 여가산업이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제도 도입에 따른 비용이 초기에는 기업체에 전가돼 중소 영세기업은 인력수급 곤란과 인건비 상승 등의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행정수도 이전 논의를 계기로 탈(脫) 수도권과 지역 균형발전의 전기가 마련되고 고령화의 급진전으로 노인 부양에 대한 사회적 부담이 증가하는 것도 올해 트렌드로 예상됐다. 이밖에 △맞춤 소비의 확산 △국제질서의 급변 △혼조세를 띠는 남북관계 등이 '10대 예상 트렌드'로 제시됐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