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여건 불확실...큰폭 상승 어려워 .. 올 채권수익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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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금리는 대내외 정치·경제적인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는 2분기 이후 상승세로 돌아선다."
증권사들의 올해 '공식적인' 채권시장 전망은 대부분 이렇게 요약된다.
하지만 채권전문가들의 속내는 조금 다르다.
상당수 전문가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의 회복이 예상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설비투자가 본격 회복되기에는 국내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의견이다.
작년 8월 이후 4개월 가까이 유지되던 연5.2∼5.5%대의 견고한 금리(국고채 3년물 기준)의 박스권이 지난해 말 무너졌다.
이제는 4%대 재진입 가능성까지 엿보인다는 점에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채권시장이 연말에 강한 랠리(수익률 하락)를 시작했다는 점은 올해의 경기전망이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미래에셋투신의 한 채권펀드매니저는 해석했다.
◆금리 큰 폭 오름세 어려워=일부에선 국고채 기준 7%대의 상승도 점치지만 예상보다 금리 오름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4%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상반기 연4.9∼5.7%,하반기 연 5.5∼6.5%의 범위를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하지만 우려대로 경기회복의 강도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하반기에 6%대 안착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급등했던 주택가격과 인상압력이 높아진 공공요금,유가불안 등의 영향으로 물가가 최대 금리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해외에서의 디플레 요인과 달러화 약세 전망 등에 따라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3% 초반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한화증권 오동훈 연구원은 내다보고 있다.
◆수급호전 지속=올해 국고채 및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한도는 33조9천억원으로 작년 실제 발행분보다 4조원가량 많다.
하지만 연기금과 보험권,가계대출이 억제되고 있는 은행권의 장기채권 매수여력이 풍부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물량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일반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도 23조9천억원으로 작년의 32조3천억원보다 크게 줄어든다.
월평균 만기도래액은 1조9천9백억원에 그치는 셈이다.
기업의 설비투자가 올 하반기부터 회복되더라도 회사채 발행은 설비투자에 후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회사채 순발행 규모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그만큼 채권 수급 구조는 호전될 것이란 얘기다.
다만 올해부터 장기국채로 전환돼 발행되는 14조8천억원 규모의 예보채와 자산관리공사채가 변수다.
"이들 채권의 만기는 올 1월부터 3월까진 전무한데다 9월에 집중돼 있다"며 "이같은 시점상 문제를 정부가 어떻게 해소해 나갈지가 채권시장 수급상황의 키 포인트"라고 한국투자신탁증권 박혁수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또 하나의 흐름,신종채권=작년에는 금리상승 기대에 힘입어 신종 구조화채권(structured note) 발행이 봇물을 이뤘다.
인버스FRN(변동금리부채권) 듀얼FRN 디지털옵션채권 콴토채권 등의 총 발행금액이 6조5천억원에 달했다.
신종채권의 발행과 함께 국채선물 및 금리스와프 등 금리파생상품 시장도 크게 활성화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은행과 투신사들이 큰 손실을 보기도 했지만 시장 성숙과정에서 겪어야 할 산고(産苦)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올해에는 이자율연계채권 일변도에서 벗어나 주식연계채권(ELN)과 통화연계채권 등으로 신종채권 시장이 발전할 것이며 특히 외국계 은행에서 마케팅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신용연계채권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