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노력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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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지수(IQ)는 정신연령을 실제나이로 나눠 1백을 곱한 것이다.
1905년 프랑스의 비네(A Binet·1857∼1911)가 학업성취가 더딘 아이들의 문제(기억력 주의력 이해력 등)를 파악하려 만들었으나 실제론 점수가 낮은 아이들을 낙인 찍는 결과를 가져왔다.
미국에선 최근 '노력지능(effort-based intelligence)'을 중시하는 교육법이 뜨고 있다고 한다.
지능지수(IQ)로 '똑똑하고' '아닌' 아이를 구분하지 않고 적정한 교육법과 본인의 노력에 따라 지능도 향상된다고 믿고 가르친 결과 상당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IQ가 인간 능력의 전부가 아니라는 주장이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IQ는 유전적 요인보다 교육 환경 훈련 자극 등에 의해 계발된다는 견해 또한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런데도 노력지능이 새삼 각광받는 건 '지능은 타고 난다'는 결정론적 사고에 일침을 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유전자가 인간의 모든 것,즉 지능 외형 성격 질병 등을 좌우할 것이라던 유전자 결정론자들의 주장은 2001년 2월 인간게놈프로젝트(HGP)와 셀레라지노믹스에 의해 발표된 인간게놈 지도에 따라 무너졌다.
인간 염기서열의 99.9%가 같고 3만개 안팎의 유전자가 14만 가지의 유전정보를 다루는 만큼 유전정보는 한 개가 아니라 여러 유전자가 얽힌 것에 환경 영향 등이 더해져 결정되는 것으로 밝혀진 까닭이다.
일란성 쌍둥이도 IQ와 성격이 다르고 친구 기회 경험 등 비유전성 후천적 요인에 따라 전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한다.
IQ 테스트 자체가 처음부터 깊이 있는 사고력이나 분석력이 아니라 '이상 여부'를 가리기 위해 출발한 것인 만큼 타고난 재질과 즉흥적 능력은 모르되 꾸준한 노력에 의해 축적된 지적 능력은 측정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그런데도 IQ가 나쁘다고 판정된 아이들의 학업성적이 떨어지는 건 고정관념 때문이라고 한다.
부정적인 고정관념이 성적 부진,질병,정신적 좌절 등을 유발한다는 얘기다.
우리는 언제쯤 자라나는 아이들의 잠재력을 인정하고 개개인의 소양에 맞는 '노력지능'계발 교육을 할 수 있을까.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