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최북단 치앙라이는 치앙마이에서 차로 3시간 거리다. 치앙마이에 이어 이 나라 북부지역을 대표하는 제2의 도시 치앙라이를 찾아가는 길은 울창한 정글 사이로 난 굽이치는 도로를 한없이 달려야 하는 여정을 감내해야 한다. 하지만 그 여정은 지루하지 않다. 빌딩 숲으로 뒤덮인 도심에서는 맛볼 수 없는 원시 자연 속으로의 여행이 주는 감흥에 흠뻑 빠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한적하고 조용한 작은 시골 도시인 치앙라이는 이것저것 둘러보는 여행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감상하면서 즐기는 것이 더 어울리는 "느끼는 여행지"다. 도시인의 눈으로 봤을 때 있어야 할 것들을 갖추고 있지 않은 여백의 아름다움을 이곳에서는 느낄 수 있다. 치앙라이 면적의 78%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산에는 아카,카렌,몽,리수,미엔족 등 다양한 산악민족이 수세기에 걸쳐 고유의 생활풍습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다. 함께 먹고 자면서 그들의 삶을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고산족 마을 트레킹을 즐기려는 여행객들이 요즘 들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치앙라이에서 오지탐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병호 박사는 "이곳은 세계에서 목이 제일 긴 카렌족 여성과 가장 맛있는 파인애플 생산지,그리고 아름다운 메파루앙 공원 등 3대 명물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곳은 현대문명의 흔적이 끝나는 종착역이자 아직까지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오지의 땅이 시작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태국 란나 왕국의 고도였던 치앙센에서 북서쪽으로 9km 거리에는 히말라야산맥 남쪽 기슭에서 시작되는 메콩강의 물줄기가 갈라지며 태국,미얀마,라오스 등 세 나라의 경계가 되는 "골든 트라이앵글(The Golden Triangle)"이 있다. 태국 지역에 있는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왼쪽과 오른쪽이 각각 미얀마와 라오스다. 북쪽으로 80km만 더 가면 중국의 오지 운남성에 닿을 수 있는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은 오랫동안 헤로인 생산지로 악명을 떨쳤을 정도로 외부 세계에는 개방되지 않은 곳이었다. 현재는 유명 관광지로 개발돼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지만 오랜 세월 동안 마약업자들의 은밀한 거래가 이뤄졌던 곳인 만큼 개발의 손길은 거의 미치지 못한 채 남아있다. 미얀마 지역에 만들어진 카지노 호텔을 제외하면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열대림이 라오스와 미얀마에 펼쳐져 있어 신비스러움을 자아낸다. 강 건너편의 작은 마을 보케오(Bokeo)는 관광객을 위해 라오스가 개방한 지역. 쾌속보트를 타고 강을 건너 태국지역을 바라보면 그 차이를 실감케 된다. 강 하나를 두고 건너편에는 건물과 차로 붐비지만 이쪽에서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라오스 사람들의 남루한 행색이 대비되고 있다. 골든 트라이앵글의 서쪽에 위치한 메사이는 육로를 통해 미얀마로 들어갈 수 있는 국경지역으로 최근 세관과 이민국 건물을 새로 지었다. 이 곳에는 미얀마산 루비와 비취,옥 등 각종 보석들을 구할 수 있는 큰 시장이 길 양쪽으로 형성돼 있으며 중국 술,한약재,수공예품들도 살 수 있다. 미얀마와 태국을 가르는 사이 강에 놓인 다리를 건너면 미얀마의 타치렉지역으로 들어 갈 수 있다. 여행정보: 치앙라이에 가려면 치앙마이에서 육로로 이동하거나 아시아나항공 직항 전세기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문의=태국관광청 서울사무소(02-779-5417~8) 대일항공여행사(02-757-0021) 글=정경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