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三靑). 산과 하늘과 물이 맑다고 이름 붙여진 삼청의 고장 청도(靑島)는 원래 산동 반도의 작은 어촌 마을이었다. 하지만 이제 산동은 동아시아 물류의 중심지이자 산동지역 최대의 상공업 도시로 성장했다. 또 도시로 개발된지 1백5년이 되었지만 푸른 자연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청도는 중국 역사상 최초로 외국에게 개방되었던 도시이다. 1897년 독일에 의해 점령당한 후 도시로 개발되기 시작한 시골 마을. 지금도 청도 곳곳에 남아 있는 붉은 기와 지붕의 유럽풍 건물은 모두 이 즈음 지어진 것들이다. 해변과 도시의 풍경이 한 눈에 펼쳐지는 소어산 공원에서 유독 눈에 띄는 붉은 기와의 독일 거리 풍경도 이 때문이다. 수심이 깊고 겨울에도 바다가 얼지 않는 날씨. 여름에는 비교적 시원하고 겨울에도 섭씨 12도 정도를 늘 유지하고 있는 인간이 활동하기에 최적의 기온을 보여주고 있다. 덕분에 겨울 부동항을 보유하며 군사적, 상업적 목적 모두에 딱 들어맞는 조건을 갖추었다. 동시에 중국에서 손꼽히는 휴양지로 일찍부터 환영받고 있는 곳이기도. 도시 전체를 통틀어 7개의 해수욕장을 거느리고 있는 독특한 풍경을 이 곳에서 만날 수 있다. 해안선을 따라가는 드라이브도 청도 여행의 빼 놓을 수 없는 즐거움. 청도가 속한 산동반도는 공자와 강태공의 고향. 그 풍류와 멋을 현대에까지 이어가기 위해 만든 것이 회란각이다. 해안에서 바다로 440m를 길게 뻗어 나간 옛 부두 잔교와 이어져 있는 8각 정자. 마치 바다에 떠 있는 섬처럼 지어진 아름다움과 동시에 웅장함을 함께 보여 주고 있는 해상 공원이다.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를 모방해 지은 식당이 인근에 위치해 회란각과 함께 관광 명소가 되고 있다. 자연과 어우러진 이국적인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 팔대관으로 불리는 대규모 별장 지구. 1920년대 말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이 지역은 바다를 바라보며 푸른 숲 속에 파묻힌 아늑함까지 갖추고 있다. 팔대관을 거닐며 세계 각국의 건축 양식을 한 눈에 감상하는 것이 관광 포인트. '세계건축박람회장'이라 불릴 만큼 다양한 건축과 아름다운 풍경은 중국 내 손꼽히는 영화와 TV의 촬영지로 대접받고 있다. 유럽과 일본 등에서 찾아와 촬영을 할만큼 세계적인 볼거리가 되었다. 특히 팔대관은 각 구역별로 각기 다른 수종의 나무를 심어 놓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계절별로 다양한 꽃들이 피고 지는 거리는 연인들의 주요 데이트 코스. 유난히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곳이 해안 끝 절벽 위에 우뚝 솟은 고성. 영국풍의 망루와 건물을 휘감은 넝쿨이 고풍스러움을 더 하는 곳. 대만으로 후퇴하기 전 장개석이 사용하던 별장이다. 조각품들과 잘 정돈된 정원수들이 심어진 정원은 바다의 풍경과 어우러진다. 이국적인 풍경과 멋스러운 건물 탓에 웨딩촬영지로 청도 시민들에게 사랑 받고 있기도 하다. 별장 입구에는 관광객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거리의 화가들이 있어 중국 속의 유럽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자연이 아름다운 도시 청도는 초현대적인 풍경으로의 변화가 한창이다. 수십 층의 고층 아파트와 빌딩들이 들어서고 자전거보다는 자동차들이 더 많이 거리를 채워가고 있다. < 글 = 남기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