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점유율 산정방식이 획기적으로 달라진다. 전국에 산재한 슈퍼마켓 컴퓨터를 연결,판매실적을 실시간으로 집계해 점유율을 산정하는 방식이 국내에 처음 등장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쿠폰서비스업체인 CMS(대표 방희열)와 함께 이같은 방식으로 점유율을 조사해 보도한다. 6일자부터 3회에 걸쳐 소개하고 다음주부터 매주 월요일자에 보도할 예정이다. 현재 업계에서 통용되는 시장점유율 산정방식은 한마디로 원시적이다. 흔히 동종업체끼리 주고받는 판매자료를 토대로 점유율을 추정한다. 경쟁사로부터 받은 자료는 부풀려졌거나 축소됐을 수 있다. 표본매장의 판매실적을 분석해 점유율을 내기도 하지만 수작업에 의존하는 방식이어서 정확성이 떨어지고 실시간 조사가 불가능한 점이 문제다. 한국경제신문과 CMS는 전국 약 2백개 슈퍼마켓(일평균 매출 1천5백만원 이상) POS(판매시점관리)단말기로부터 실시간으로 판매정보를 받아 점유율을 산정한다. 점유율은 업체별 브랜드별 품목별 월별 10일별로 나온다. 이 자료는 CMS와 계약을 맺으면 이 회사의 사이트(www.cms.co.kr)내 점유율 코너에서 언제든지 볼 수 있다. ◆과자(빙과 제외) 롯데제과가 30.7%(이하 2002년 12월 기준)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는 21.8%를 기록한 동양제과. 지난 97년 외환위기 전만 해도 해태제과에 밀려 3위를 맴돌던 동양이 해태(15.4%)를 6.4%포인트나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로 보면 '롯데의 라이벌은 해태'라는 전통적 구도가 깨졌다. 크라운제과를 포함한 제과 4사의 판매실적을 취합한 자료(11월 기준)에서도 서열변화가 확인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동양은 점유율 25%를 기록,해태(19.8%)를 5%포인트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해태는 이같은 수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 마케팅 담당 이창엽 전무는 "작년 말 점유율은 22%로 동양(24%)과의 격차가 2%포인트로 좁혀졌다"며 "올 하반기엔 25%를 돌파하며 2위를 탈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태는 이를 위해 TV광고 예산을 2배 이상 증액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채비도 갖췄다. 또한 "2위는 여전히 해태의 몫"이라고 주장한다. 빙과부문을 합칠 경우 2위는 한 번도 내준 적이 없다는 것. 동양은 이에 대해 "건과와 빙과는 전통적으로 구분돼온 시장"이라며 해태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동양은 올해 파이와 스낵류에 영업력을 집중,건과부문에서 1위 롯데를 바짝 추격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롯데제과에서 많이 팔리는 과자 브랜드는 자일리톨 카스타드 빼빼로 몽쉘통통 등이다. 동양제과 매출 상위 과자는 초코파이 예감 오뜨 등이고 해태제과의 과자 베스트셀러는 자일리톨 홈런볼 오예스 맛동산 등이다. 한편 한경-CMS 조사에서 아이스크림 부문에서는 해태가 29.6%로 롯데(26.2%)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업계에서 통용되는 '1위 롯데,2위 빙그레,3위 해태'라는 통념과 달라 주목된다. ◆라면 농심의 '신라면'이 난공불락의 아성을 쌓아놓고 있다. 농심은 이미 점유율 70%선마저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12월 점유율은 70.1%.업계 자료(68.6%)나 농심 자체자료(68%)에 비해서 2%포인트 가량 높다. 시장조사기업인 AC닐슨도 농심의 점유율을 72.3%대로 파악하고 있다. 라면업계 관계자들도 농심의 점유율이 2000년 64.8%,2001년 66.5%에 이어 지난해 70%선에 근접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농심은 신라면 하나만으로도 전체 라면시장의 3분의 1을 장악하고 있다. 용기면(일명 컵라면)에서는 점유율이 82.7%나 된다. 컵라면 5개 중 4개가 농심 제품인 셈이다. 오뚜기와 삼양라면의 2위 다툼은 오뚜기의 승리로 판명됐다. 한때 라면업계를 주름잡았던 삼양은 농심에 1위를 내주고 90년대 후반엔 2위마저 오뚜기에 위협받았으나 수년째 자사가 2위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한경-CMS 조사 결과 12월 점유율에서 오뚜기(17.9%)가 라이벌인 삼양라면(10.6%)을 7.3%포인트나 앞섰다. 삼양식품은 이에 대해 "자체조사로는 우리가 오뚜기를 1%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정 시장만을 가지고 전체를 파악해서는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농심의 베스트셀러는 신라면 안성탕면 짜파게티 등이고 오뚜기가 많이 판매한 라면은 진라면 김치라면 짜장라면 등이다. 삼양라면은 참라면 수타면 삼양라면 등을 많이 팔고 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