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만난 모교총장] 조규향 <방송통신대 총장>-이경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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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라.'
평생교육이 개인이나 기업 모두에게 화두로 자리잡았다.
평생교육 시대에는 학교 간판보다는 실용 중심의 교육내용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한국방송통신대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교육콘텐츠를 제공하는 실용학문 중심의 첨단 원격대학으로서 위상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CEO(최고경영자)가 만난 모교총장-방송통신대 편으로 조규향 방송통신대 총장과 이경준 KTF 사장이 만나 실용학문과 평생교육 등에 대해 대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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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준 사장 =그동안 대학들은 똑같은 커리큘럼으로 개성 없는 획일화된 인재를 배출하고 기업은 대졸 인력을 대학 자체에서 정한 기준(학점이나 성적)에 따라 뽑아왔습니다.
이러다 보니 대학을 갓 졸업한 인력이 서류정리를 제대로 하는 데에도 몇 년이 걸린다고 기업들은 푸념합니다.
최근 기업들이 사원 채용에서 경력직을 선호하는 것도 검증되지 않은 대학졸업 인력에 대한 불신 때문이지요.
대학교육도 앞으로 기업이 원하는 수요에 맞춰 맞춤형 교육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 조규향 총장 =맞습니다.
지금까지 대학이 배출하는 인력을 기업들은 단지 예비적 차원에서 채용해 왔으나 지난번 외환위기 이후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기업들에 필요한 인재만 뽑고 있죠.
이제 대학도 기업이 당장 현장에서 엔진 설계를 할 수 있는 인재를 요구한다면 그에 걸맞은 인재를 배출해야 합니다.
▲ 이 사장 =그런 면에서 방송통신대는 '간판'보다는 스스로 필요로 하는 지식을 얻기 위해 들어오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방송통신대도 이에 걸맞은 운영방식을 갖춰야 할 것 같은데요.
▲ 조 총장 =방송통신대의 장점은 직장이나 산업현장에서 그때그때 필요한 지식.기술을 준비하려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죠.
그만큼 실용성 있는 교육이 가능한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문제는 재학생이 20만명에 달하는 등 규모가 점차 방대해지면서 연령이나 직종에 따른 맞춤식 교육에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점이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 교육을 강화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정부의 투자가 절실합니다.
▲ 이 사장 =그동안 방송통신대에 입학하려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학력에 대한 굶주림'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학업에 대한 열정보다는 단순히 졸업장을 따려는 풍토가 만연했던게 사실이죠.
지금은 대학 학위를 가졌으면서도 자기개발을 위해 방송통신대에 다시 입학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방송대가 발전하려면 이런 사람들에 대해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평생교육기관'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말고 실질적인 결과를 보여주는 전문 커리큘럼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조 총장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일례로 '실용영어' 과정에는 몇 명씩 그룹을 지어 토익(TOEIC)이나 토플(TOEFL) 대비반을 운영하는 방식을 도입할 겁니다.
이를 위해 교수 인력을 대폭 늘리고 정년퇴직한 교수나 직장인을 채용해 일종의 개인교수인 '튜터(Tutor)'로 활용, 학생상담과 논문지도를 담당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 이 사장 =한 가지 더 말씀드린다면 수요자가 원하는 교육을 위해서는 IT(정보기술) 기술을 이용한 '1 대 1' 교육과 기업 임직원 대상의 경영학이나 IT비즈니스교육과 같은 맞춤형 교육을 대폭 늘리는 것도 방송통신대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보는데요.
▲ 조 총장 =방송통신대는 이미 지난 91년부터 평생교육원과 평생교육대학원을 개설해 학과당 1명의 교수를 배치, 소수 인원을 대상으로 양질의 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죠.
또 '부동산 중개사' 과정과 같은 수요자 중심의 교육도 늘리고 있습니다.
▲ 이 사장 =방송통신대의 현재 재학생이 20만명이나 되지만 이 가운데 4년내에 졸업하는 학생은 10%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사회적으로 아직 방송통신대를 보는 시각이 곱지 않은게 사실이죠.
특정분야 학문을 선택적으로 육성해 방송통신대만의 특징을 살리는 방안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요.
▲ 조 총장 =매년 방송통신대에 입학하는 7만명의 신입생 가운데 2만명 정도가 학사학위 소지자일 정도로 '학위'를 따기보다 '자기개발'을 목적으로 입학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습니다.
방송통신대도 이런 학생들을 위해 필요하다면 학원강의 프로그램을 대학 커리큘럼에 활용하고 아웃소싱을 통해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내용을 제공할 겁니다.
▲ 이 사장 =국내 일반대학들도 최근 특성화 대학으로 변화하려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는데, 여전히 기업이 요구하는 수준에는 못미치는 것 같아요.
▲ 조 총장 =그렇습니다.
특성화보다는 몸집 늘리기에 주력하는 모습도 여전하죠.
대부분의 대학들이 입시철마다 신입생들의 수능성적을 따져 서열화되는 것도 문제죠.
기업이 사람을 뽑을 때 개인의 능력이나 개성보다는 상식과 영어시험 성적만으로 사원을 채용하는 방식도 바뀌어야 합니다.
▲ 이 사장 =아직까지 대부분의 기업에서 입사시험에 영어를 강조하는 것은 대학생활의 성실도를 가늠할 수 있는 유일한 잣대이기 때문이죠.
앞으로 기업들도 필요로 하는 분야에 걸맞은 인재를 선발하는 방향으로 인재채용 방식을 바꿔야겠죠.
▲ 조 총장 =기업이 대학에 무작정 장학금을 지원하기보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조건에 걸맞은 특정 인재를 선정해서 집중 지원한다면 미리 우수 인재를 선점하는 효과도 있지 않을까요.
▲ 이 사장 =최근 기업들의 화두는 '창의력 넘치는 인재발굴'입니다.
요즘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들에게 처음부터 '창의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게 사실이죠.
그래서 KTF는 지난해 8월부터 '격식을 깨야 창조적 발상이 나온다'는 생각하에 매주 수요일을 '키즈데이(Kids Day)'로 지정해 모든 직원이 자유롭게 청바지를 입고 출근하며 근무시간도 유연하게 운영중입니다.
▲ 조 총장 =좋은 생각입니다.
방송통신대도 창의력을 배양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내용과 학제를 갖추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이 사장 =지난 30년간 방송통신대는 눈부신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방송통신대의 발전을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나요.
▲ 조 총장 =앞으로 방송통신대의 발전을 위해서는 현재 1천억원의 한해 예산 가운데 3백억원에 불과한 정부 재정지원을 대폭 늘려야 합니다.
또 평생교육에 대한 사회적 통념도 바뀌어야 합니다.
▲ 이 사장 =방송통신대의 발전에 이동통신전문회사로서 KTF도 일조를 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 KTF는 여러 대학에 모바일 캠퍼스를 구축하는 등 대학과의 협력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방송통신대와도 온라인 교육을 위한 초고속 통신망 구축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방송통신대도 변화하는 첨단 IT 기술을 교육에 접목한다면 세계적인 평생교육 대학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리=정구학.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