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상대적인 운동이다. 장타자와 라운드를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다. 아마추어 장타자들이 나와 라운드하다 무너지는 것을 자주 봤다. 아마 단신인 내가 볼을 멀리 치니까 더 멀리 보내려는 욕심에서 기인한 게 아닌가 한다. 장타자와 라운드를 하더라도 자신의 스윙리듬을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런데 스윙리듬이 좋은 사람과 라운드하면 그 사람의 스윙을 보기만 해도 리듬이 한결 좋아진다. 반면 스윙이 빠른 사람을 만나면 그 스윙을 보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나도 간혹 스윙리듬을 잃으면 천천히 걸으면서 일부러 느리게 행동한다. 속으로 느린 발라드풍의 노래를 흥얼거린다. 그래서 라운드하기 전에는 일부러 차 속에서 느린 노래를 들어보도록 권한다. 느리고 조용한 음악은 마음을 안정시키기도 한다. 아마추어들은 나름대로 자신이 돌파하고 싶은 스코어가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접근을 해보기 바란다. 1백타를 깨보고 싶으면 모든 홀에서 보기만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보라. 무리하게 파를 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보기 작전'으로만 나가면 쉽게 1백타를 깰 수 있다. 90타대를 돌파하고 싶으면 6개홀마다 파를 하나씩만 잡겠다는 생각을 가져보라. 90타대를 치는 골퍼가 매홀 파를 하겠다는 생각은 무리다. 6개홀마다 한 개씩의 파를 건지고 나머지는 보기만 하겠다고 생각하면 90타대 스코어가 나온다. 이런 마음은 계획을 짜서 라운드를 하게 만든다. 80타대를 깨고 싶은 사람은 3개홀에 보기 1개씩을 하면 된다. 보기를 했다고 이를 만회하려고 욕심내면 무너지게 된다. 3개홀마다 보기 1개씩을 했다면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해야 한다. 언더파를 기록하려면 이와 같은 방법으로 6개홀당 버디 1개를 잡으면 된다. 올해는 이런 마음가짐으로 자신을 다스리면서 라운드하면 스코어가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정리=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