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내수업종인 정유업계도 2003년에는 틈새를 노린 수출전략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업종 특성상 원유를 수입해 석유제품을 만든 뒤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남는 물량을 수출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저유황 벙커C유,아스팔트,윤활유 등 고부가제품 수출을 통해 무역수지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30억달러의 석유제품을 수출한 S-Oil은 올해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미국 일본 중국 동남아 등 해외로 내보낼 계획이다. 지난해 하루 처리용량 5만2천배럴의 탈황설비를 완공한 에쓰오일은 싼값의 중질유를 고가의 경질유로 전환하는 고도화시설의 비율이 업계평균(20%대)을 상회하는 40%에 달함에 따라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휘발유,항공유,저유황 벙커C유 등 경질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에 나서며 남미 등 해외시장도 개척할 방침이다. S-Oil 관계자는 "석유제품 수출을 활성화해 태평양지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석유제품 공급업체로서의 위상을 굳힐 것"이라고 말했다. SK(주)는 아스팔트 윤활유 등의 중국수출에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해 세계 메이저 업체들을 누르고 중국내 수입 아스팔트 시장 점유율 35%로 1위를 차지한 SK 는 올해 생산법인 설립 등을 통해 중국진출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SK(주)는 또 "동북 3성" 중심이던 고급 윤활유 "지크(ZIC)"의 판매망을 중국전역으로 확대,쉘 등 세계 메이저 업체들과 시장쟁탈전을 벌이기로 했다. 내수비중이 가장 높은 LG칼텍스정유도 기존 벙커C유 중심의 수출에서 경유 등 유종 다변화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또 남미와 유럽으로도 해외시장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오는 4월 벤젠과 파라자일렌 생산시설을 증설함에 따라 주로 저가의 중국 솔벤트시장에 수출되던 톨루엔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설규모가 연산 35만t인 파라자일렌은 동남아시아와 중국으로 수출물량을 늘릴 예정이며 벤젠(40만t 증설)과 혼합자일렌(7만t)도 일본 대만 동남아 등지로 수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