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大변혁] 24시간 쇼핑천국 열린다..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물건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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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미년 첫날인 지난 1일 새벽 1시.새해의 감격속에 대부분이 잠든 시간이지만 서울 사당동 CJ홈쇼핑 스튜디오는 생방송 열기로 뜨겁기만 하다.
모델 10여명과 함께 러닝머신 위를 힘차게 달리는 쇼핑호스트 박진호씨는 "새해엔 운동으로 멋진 몸매를 만드세요"라며 제품 소개에 여념이 없다.
비슷한 시간 충정로 LG홈쇼핑 콜센터에도 텔레마케터 1백50명이 밤을 환히 밝히고 있다.
전날 주문한 옷을 교환해 달라는 요청에서부터 정확한 배송날짜를 알려달라는 문의가 끝없이 계속된다.
야간콜센터 손미영 실장은 "고달픈 일과지만 고객과 최전선에서 만난다는 사명감으로 주문을 받는다"고 말한다.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는 "24시간 쇼핑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TV홈쇼핑은 물론 인터넷쇼핑몰,패션몰,할인점,편의점 등이 24시간 쇼핑시대를 이끄는 주역들이다.
소비의 핵으로 떠오른 10대와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야간활동 인구가 늘면서 이들 유통채널의 심야 매출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생방송 시간 확대(TV홈쇼핑)=TV홈쇼핑이 처음 등장한 1995년만 해도 생방송은 오전 8시에서 밤 12시까지 16시간동안 이뤄졌다.
하지만 야간 고객이 증가하면서 최근엔 LG홈쇼핑의 경우 하루 20시간,CJ홈쇼핑은 21시간 동안 생방송을 편성해 내보내고 있다.
CJ홈쇼핑 오천석 과장은 "생방송 시간 확대는 합리적인 소비패턴을 보이는 야간 고객을 잡기 위한 노력"이라며"혼자서 구매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고가제품을 집중적으로 편성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생방송 시간이 늘고 고가 제품 편성이 확대되면서 야간 매출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LG홈쇼핑의 경우 야간(밤8시~오전 8시) 매출은 2000년 전체의 30%에서 지난해 42%로 상승했다.
물건이 가장 많이 팔리는 "골든타임"도 과거 오전 10시~오후 3시에서 밤 9시~12시로 바뀌었다.
LG홈쇼핑 관계자는 "낮시간대 매출 신장에 어느정도 한계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수년내 24시간 생방송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홈쇼핑들은 올해도 캠코더 대형TV PC 등 고가 제품을 야간에 집중적으로 소개한다는 전략이다.
10대와 2030의 쇼핑천국(인터넷몰,패션몰)=인터넷쇼핑몰과 대형 패션몰의 야간 매출은 사회 전반에서 신주류로 부상한 2030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LG이숍 CJ몰 Hmall 롯데닷컴 인터파크 등 주요 인터넷쇼핑몰 야간 매출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강력한 구매력을 보이고 있다.
롯데닷컴이 지난해 11월 25일 실시한 비디오게임기 X박스 예약판매 행사에선 전체 구매건수의 50% 이상이 자정에서 아침 8시 사이에 집중됐다.
주문자의 절대 다수가 10,20대 "올빼미족"이었음은 물론이다.
야간에 게임,컴퓨터 주변기기,CD,도서 등을 구입하는 젊은 층이 많아지면서 전체 매출에서 야간시간대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롯데닷컴의 경우 지난해 1월엔 평일 밤 9시~오전 9시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18.1%였으나 올해 1월(1~5일)엔 22.4%로 상승했다.
주말엔 이 시간대 매출 비중이 31.3%로 지난해보다 5% 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새벽 5시까지 문을 여는 동대문 패션몰들은 심야 의류 쇼핑 명소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과거에 비해 다소 쇠퇴하긴 했지만 두타 프레야타운 밀리오레 헬로apm 등 10여개 도소매 쇼핑몰이 밀집한 동대문의 밤은 늘 젊은 쇼핑객들로 불야성을 이룬다.
프레야타운은 야간 고객 유치를 위해 24시간 개장하는 멀티플렉스 극장(MMC),게임룸,사우나 등을 한 건물에 갖췄으며,두타는 광장에서 열리는 공연과 푸드코드를 통해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프레야타운 장은숙 과장은 "최대 고객인 야간 쇼핑족들을 위해 설치한 멀티플렉스 극장에는 오후 6시 이후에만 매일 3천5백여명의 관객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단위 야간 쇼핑객 증가(할인점)=지난해 국내 최대의 유통채널로 부상한 할인점에서도 오후 6시~밤 10시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젊은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가족단위 쇼핑이 수월한 밤에 매장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신세계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99년 37%였던 저녁시간대 매출 비중이 지난해엔 45%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 만촌점 등 일부 지방 점포의 경우엔 저녁시간대 매출이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하나로클럽 양재점과 킴스클럽 강남점이 할인점으론 드물게 24시간 영업을 하며 야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한번에 구매하는 양이 늘어나 남편이 퇴근한 뒤 자가용으로 쇼핑에 나서는 맞벌이 부부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일부 점포에선 저녁시간대 매출 비중이 낮 시간대 매출을 앞지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