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interpark.com 사람들은 시간이 흐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해가 바뀌면 통과의례처럼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변화를 기대한다. 그런데 최근 어떤 과학잡지에서 읽은 내용에 따르면 시간이 흐른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는 것이다. 시간은 사건과 사건의 흐름을 재는 척도일 뿐 스스로 변화를 일으키는 물리적 실체가 아니란 것이다. 자연계는 중력,양자이론 등의 물리법칙에 따라 움직이고 변화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사회와 경제 역시 우리가 알게 모르게 설정해 놓은 법칙에 따르고 있다. 그런데 인간의 사회·경제에도 시간에 대한 착각이 도사리고 있다. 예를 들면 인간사회가 시간이 흐르면서 발전한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또 분명한 것은 사회와 경제가 변화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려면 좋은 법과 제도가 있어야 하고 일관되게 적용돼야 한다. 즉 좋은 룰이 좋은 변화를 일으킨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큰 변화가 있었고 그래서 이번에도 큰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한 정권이 집권기간내에 지금처럼 복잡한 경제의 룰을 전반적으로 뜯어 고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장과 기업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룰을 만들고 있고,또 변화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과정속에 공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 기준에 맞게 룰을 만들고 제대로 집행되는지 살펴야 한다. 또 하나,기업은 개인과 마찬가지로 경쟁을 통해 능력을 발휘하는 유기체다. 경제의 룰은 경쟁이 촉진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야 하고,공정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감독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미국에서 새 사업을 벌이면 2∼3%의 기업밖에는 살아남지 못한다고 한다. 경쟁에서 시장의 성장률과 규모만을 중시하다 보면 돈걱정,사람걱정 없는 몇몇 거대기업들만이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기업이 일군 기술력이나 독특한 서비스,마케팅 노하우가 결코 경쟁우위 요소가 될 수 없는 풍토는 공정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공정경쟁을 위해 AT&T라는 거대기업을 분리시키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서슬 퍼렇게 감독하는 미국의 룰이 그래서 부럽다. 벤처기업의 신화를 만들어 냈던 룰의 좋은 점을 살리고 여기에 재벌기업과 공정경쟁이 보장되는 룰을 보강,경쟁력 있는 중소기업들이 많아지고 발전하는 세상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