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년간 국내에 정신분석학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국내 정신의학계에 정신분석학을 전파하려고 힘써 온 것이 인정을 받은 것 같습니다." 정신분석학 분야의 권위있는 국제상인 '시고니상'(the Sigourney Award)의 2002년 수상자로 선정된 조두영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66)는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시고니상은 국제정신분석학회가 매년 정신분석학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해 수여하는 상으로 지난 90년에 만들어졌다. 그동안 정신분석학 연구를 주도해온 북미 남미 유럽에서 각각 한 사람(또는 단체)씩 총 3명이 수상했으며 이번에 처음으로 미주와 유럽지역 이외에서 한 사람이 선정됐다. 따라서 조 교수는 미주나 유럽지역 이외의 학자로는 처음으로 시고니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조 교수는 국내에서 정신분석학의 종가라 할 수 있는 프로이드학파의 거두로 꼽힌다. 그는 지난 85년 국내 최초로 정신과학과 행동의학을 연계한 저서 '임상행동과학'을 발간했으며 이상과 손창섭 등의 작품을 분석하는 등 정신분석학과 문학 예술 등을 접목한 독창적인 논문들을 발표했다. 특히 지난 75년에 쓴 박사학위 논문(공자에 있어서의 효에 관한 정신분석학적 연구)에서 '공자가 강조한 효는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어머니에 대한 애증이라는 무의식이 의식으로 변형된 것'이라고 분석,사회적으로 커다란 파장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조 교수의 논문과 저서는 대부분 정신분석 이론을 바탕으로 한 연구와 소개 지침서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조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학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과정을 마치고 전임의를 지냈으며 지난해 8월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로 정년 퇴임했다. 그는 오는 24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연설할 예정이며 3만5천달러의 상금을 받는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