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남부 컬버시티의 컬버시티고등학교에 다니는 에리카 헤르나니(18)와 에밀리 러브리스(17). 이들은 친구 10여명과 함께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간 '1천달러 벌기 대작전'을 벌였다. 새해 교회에서 댄스파티를 열 비용을 직접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작전 수행을 위해 두 개조가 구성됐다. 1개조는 세차팀. 매주 토요일마다 노상 세차 부스를 차리기로 했다. '호객'을 위해 나름대로 섹시한 의상을 차려입은 '삐끼'까지 내세웠다. 결과는 대성공. 귀여운 소녀들을 위해 운전자들은 기꺼이 브레이크를 밟았다. 다른 조는 '베이크(Bake) 세일'에 나섰다. 집에서 과자나 빵을 구워다 교회나 YMCA 등을 돌며 팔았다. 이렇게 해서 12월 중순까지 모은 돈이 벌써 9백30달러다. "아르바이트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시장경제를 몸으로 체득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 학교 교사 쉘리 브라운(45)은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책임감과 자립심, 시간관리 노하우 등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고 강조한다. 물론 미국의 사례를 우리의 현실과 비교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 입시에 치여 다른 곳에 고개를 돌릴 겨를도 없고 일을 하려 해도 일할 곳 역시 마땅치 않다.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본사를 둔 환경컨설팅 회사 EORM의 대표인 글렌 피셔(44)와 바바라 피셔(42) 부부의 자녀 교육법은 한국 부모들에게 귀감이 될 만하다. "친정은 동네에서 가장 잘사는 축에 들었어요.하지만 아버지는 배를 곯지 않으려면 반드시 일해야 한다고 가르치셨지요. 절대 '공짜 용돈'은 없었습니다." 뉴욕타임스 등에서 가정교육상담가로 활동중인 칼튼 켄드릭 박사는 "아이들이 돈에 대한 개념을 깨닫기 시작할 무렵부터 부모 지갑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며 "다만 돈벌이에 압도돼 학업이나 정서발달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로스앤젤레스=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