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大도약] 이젠 디자인이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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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새해 기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KOTRA 조사에 따르면 한국제품을 구매한 해외소비자의 20%가 구매 이유를 '디자인이 우수해서'라고 답변했다.
'좋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에 이어 국내 제품의 수출경쟁력이 독특하고 차별화된 디자인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디자인 부문은 불필요한 비용이나 구조조정의 대상이 아닌 적극적인 투자대상으로 변모했다.
한국기업들은 제품 가격면에선 중국 동남아 국가들의 추격을 받고 있고 기술면에선 일본 및 미국 유럽과 경쟁하는 현실에 처했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품질과 브랜드 가치 외에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던져야 할 입장이다.
정경원 한국디자인진흥원장은 "디자인투자액 대비 매출증가액이 평균 19배에 이른다는 조사결과 등이 발표되면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디자인개발의 중요성에 눈을 뜨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기업들은 최고경영자들이 사내 디자인부문을 '디자인경영센터'로 격상시키는 등 디자인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중소.중견기업들도 디자인에 큰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전문디자인 회사인 디자인몰의 조영길 대표는 "상대적으로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회사 내에 따로 디자인 관련 부서를 두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아 외부 디자인전문회사를 이용하거나 정부 지원을 받아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들의 60%가 디자인 인력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 대표는 "올해 국내 중소.중견 기업들이 주문자생산방식(OEM) 대신 자체 디자인에 기반한 브랜드 수출을 늘리고 있는 추세여서 디자인투자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기업들이 전문디자인 회사를 통해 디자인개발을 아웃소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윤병문 개발지원팀장은 "진흥원에 등록된 8백33개의 전문 디자인 업체들을 이용하는 벤처.중소기업수가 2001년에는 8백72개, 2002년에는 1천1백여개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품 및 금형디자인에서 포장 카탈로그 로고 등 시각디자인 분야까지 업체들의 의뢰도 다양하다"며 "의뢰인의 89%가 디자인개발 결과에 '아주 만족한다'고 답변한다"고 설명했다.
정부 차원의 디자인 드라이브 정책도 이어질 전망이다.
우수 디자인경영 업체나 우수 산업디자인(GD) 상품 등을 선정, 실질적인 혜택과 함께 기업들의 디자인개발 육성책을 지속적으로 내놓는다.
국내 디자인경쟁력의 국제적 지위도 향상되면서 지난해의 경우 굵직한 디자인 관련 국제대회가 한국에서 개최됐고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우수산업디자인상인 미국의 'IDEA'나 독일의 'IF' 등에서 한국 제품들이 잇달아 수상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8월엔 일본의 유명 디자인 전문지인 '닛케이(日經)디자인'은 한국편을 특집으로 실으면서 한국 기업들의 디자인 경쟁력이 일본을 무섭게 추격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무역협회의 이인호 기획조사팀장은 한국의 디자인을 세계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해법은 <>체계적으로 디자인전문인력을 양성하고 <>디자인에 대한 경영층 인식을 한층 더 넓히며 <>우수한 디자인 전문회사를 키우고 <>디자인 관련 기자재 및 연구개발 기반을 확충해야 된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의 디자인산업규모는 아직 GDP(국내총생산)의 1.2%(약 7조원) 수준으로 선진국의 3%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어 그만큼 성장가능성도 큰 것으로 디자인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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