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미년을 맞아 지역경제의 지도가 새로 그려지고 있다. 노무현 정권이 '지방분권과 국가 균형발전'을 주요 아젠다로 내세웠다. 여느 정권보다 지방경제가 웅비할 절호의 기회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내건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 공약이 실현될 경우 기존 '서울 중심'의 경제 구조가 급격히 '지역 균형'으로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에 지역 경제인들이 들떠 있다. 이런 이유로 지방자치단체들과 향토 기업들은 올해 국내외 경기 하락으로 경제상황이 '제2의 외환위기'와 같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접고 지방경제를 도약시킬 청사진를 그리느라 한창이다. 지방마다 기존 지역경제를 떠받쳐온 '저성장 산업'을 대체할 '신성장 엔진'을 키워 지방분권시대 원년의 주역으로 부상한다는 야심한 계획을 세웠다. 제2 도약을 준비하는 지역경제 =한국의 관문인 인천은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거듭난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송도신도시와 서북부매립지, 영종도 일대가 경제특구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평택항과 안산~김포~고양을 잇는 서부지역을 개발, 동북아시아 물류.비즈니스 거점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국내 제2 도시인 부산도 경제특구를 발판으로 동북아 비즈니스 거점도시로 발전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이를 위해 서부지역에 신항만을 개발하고 배후지역에는 경제특구 지정을 추진키로 했다. '철강 도시' 포항은 올해를 '첨단 디지털산업의 메카'로 변신하는 원년으로 삼았다. 포항시는 이를 위해 포스코 포항공대 등과 손잡고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 바이오기술(BT), 환경기술(ET) 등 신산업 육성에 나서기로 했다. 대전은 30년 역사의 대덕연구단지를 서울 강남의 테헤란밸리를 능가하는 '벤처기업의 요람'으로 다진다는 각오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 공약은 이런 구상에 날개를 달아줬다. 대구는 전기 전자 정보기술 기계산업과 이를 접목시킨 '메카트로닉스 산업'이 쇠퇴하는 섬유산업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시는 첨단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두뇌 집단' 확보가 필수적이라 보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광주는 광(光)산업 세계화가 목표다. 지금까지 닦은 광산업 기반을 토대로 앞으로는 광통신과 반도체광원 분야를 집중 육성, 세계적 수준으로 높인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꾀하고 있다. 지역을 넘어 세계로 =포항의 바이오 관련 회사인 그린케미칼. 아직까지는 '무명'의 기업이지만 이 회사가 만든 설탕 성분의 주방세제 '슈가버블'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호평받아 해외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부산지역 컨벤션산업의 대표주자인 벡스코는 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을 무난히 소화해 내면서 부산을 세계에 알렸다. 지난해 나노팹을 유치한 대덕밸리는 21세기 초유망산업인 나노 기술의 세계적 연구센터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대구지역 안경제작 업체인 뉴스타광학은 특수도금기법을 적용한 안경 소재를 개발,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뉴욕 밀라노 파리 등에서 열리는 국제전시회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광주지역 '광산업 1호' 회사인 우리로광통신은 최근 국내 최초로 초소형 광분배기 개발에 성공한데 이어 일본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