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클라크 < 한국코카.콜라보틀링 사장 mark.clark@kor.ccamatil.com >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는 머리에서 손까지'라고 한다. 머리는 생각을,손은 실천을 뜻한다. 그래서 머리의 생각이 손으로 실천되기까지 평생이 걸리기도 한다. 기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 정책이나 아이디어가 실천에 옮겨지기까지 적어도 2년은 걸린다. 이것을 흔히 변화의 속도라고 부른다. 변화의 속도에는 항상 시차가 존재한다. 머리가 아침 9시쯤에 가 있다면 손은 11시쯤에서 따라온다. 이런 시차가 존재하는 이유는 조직이라는 시스템이 반응하는 속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스템적 반응속도는 조직을 구성하는 각 개인의 반응속도에서 온다. 어느 정도의 시차는 항상 존재하므로 조직의 변화를 가속화하려면 머리가 앞서 가야 한다. 그래야 손이 따라온다. 이것을 한국에서는 솔선수범이라 하고 서양에서는 '롤 모델링'이라고 한다. 한국에서의 생활이 어언 2년이 되어간다. 2년 전에 보았던 한국과 지금의 모습은 차이가 있다. 그때만 하더라도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류를 이뤘다. 그런데 이제는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이야기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머리에서 손으로 이미 전달된 것이다. 해마다 연초가 되면 개인이든 기업이든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각오를 새롭게 다진다. 그런데 기업이 세우는 계획은 어떻게든 실천되지만 개인이 세운 다짐은 뒤로 미뤄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기업의 계획은 강제성을 띠고 개인의 계획은 자유선택에 맡겨지기 때문이리라. 기업에서 목표를 구체적으로 글로 기술하고 수시로 진도를 확인하듯 개인적인 연초계획도 글로 적어 눈에 보이는 곳에 걸어두어야 한다. 그래야 잊지 않는다. 계속해서 상기하게 되면 실천하게 된다. 그러나 시야에서 사라지게 되면 우선순위에서 곧 밀리고 멀지않아 잊혀지게 된다. 그래서 중요한 새해 소망은 해마다 비슷하게 반복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개인적인 반응속도도 사람마다 다르지만 시차가 없는 사람은 없다. 이를 감안한다면 생각이 한 발짝쯤은 앞서가게 하자. 그리고 개인적인 실천사항까지 책상 앞에 걸어두자. 그래서 해마다 반복된 순환고리를 끊자. 그러면 새로운 관성이 궤도를 잡을 것이다. 머리에서 손까지의 거리도 이제 짧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