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캅셀공업(주) 조인상 회장(79)은 40년째 골프를 즐기고 있다. 지난 63년 미도파백화점 전무이사 시절 주변의 권유로 골프에 입문해 지금까지 골프와 더불어 인생을 살아왔다. "어떤 사람의 인간성을 알려면 골프를 함께 쳐보면 된다.수십번 술을 먹어도 파악하기 힘든 인간성이 골프를 하면 바로 나타난다." 조 회장은 골프를 통해 인생이 바뀌기도 했다. 뉴코리아CC의 골프동호회인 '진달래회'에서 대농의 박용학 회장과 친분을 쌓게 돼 대농 소유의 미도파백화점과 관악CC(현 리베라CC) 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관악CC 사장 시절에는 고 박정희 대통령과 자주 라운드를 하기도 했다. 베스트스코어가 이븐파 72타인 조 회장은 지금도 80타대 초반의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 '에이지 슈트'(한 라운드에 자신의 나이 이하 스코어를 기록하는 것)는 99년과 2000년,2001년 세 차례 기록했다. 홀인원은 94년 뉴코리아CC(7번홀),2000년 레이크힐스CC(다이아몬드코스 4번홀)에서 두 차례 해봤다. 조 회장은 요즘도 12개의 골프모임에 나간다. 이 모임에만 참석해도 1년 라운드 일정을 다 채울 정도다. 그는 친선대회에 출전하기만 하면 입상을 했다. 어떤 해는 연 50회 이상 입상했다. 대충 계산해도 입상 경력이 1천회가 넘는다. 이러다 보니 각종 트로피가 넘쳐 버린 것만 해도 몇 수레 된다고 한다. 그는 "예전에는 골프 에티켓이 아주 엄격했다.요즘은 '내기 골프'가 만연해 있는데다 룰도 안 지키고 시끄럽게 떠드는 등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달라진 골퍼들의 매너를 꼬집었다. 조 회장이 스윙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헤드업을 안 하고 힘 빼고 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나이가 들면서 우드 사용 횟수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드라이버샷이 2백50∼2백60야드까지 나갔지만 요즘은 2백야드 정도밖에 못 보낸다.거리가 짧으니까 세컨드샷도 우드를 잡게 돼 아이언을 단 한번도 안 잡고 라운드한 적도 있다." 조 회장은 "만약 골프가 한국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우리나라는 도박이나 술 등으로 더욱 불건전해졌을 것"이라며 "골프가 대중화될 수 있도록 퍼블릭 코스가 많이 생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