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상공인의 '수장'인 부산상공회의소 차기 회장이 누가 될지에 지역 경제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94년 15대부터 3대에 걸쳐 회장을 맡은 강병중 부산상의 회장(넥센타이어 회장)의 임기는 올 3월초에 끝난다. 이에따라 차기 회장 선거는 2월말께 실시돼 3월부터 취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 회장은 현재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현재로선 차기 회장을 맡겠다고 공개적으로 나선 기업인은 김성철 국제종합토건 회장(부산상의 부회장) 한 사람뿐이다. 김 회장은 "지역 사업이 지역 기업인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기업인들의 역량을 모아 부산경제도약과 최고의 실력을 갖춘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른 후보예상자들은 상공인들간에 선거를 치르는 것보다 추대형식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아 선뜻 나서기를 망설이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계에선 현재 부산상의를 이끌고 있는 10여명의 현 집행부 인원들이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부산상의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안영구 유니크 사장과 신정택 세운철강 사장,조용국 명진TSR 사장이 차기 회장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은 기업인을 대표하는 마당발로 부산상의 집행부를 무난히 이끌어오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들은 앞으로 상의 회원가입이 임의가입제로 바뀔 것에 대비, 홀로서기를 준비해야 하는 부산상의 살림살이를 회원들과 협의해 무난하게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게 기업인들의 평가다. 부산상의 상임의원들인 장복만 동원개발 회장과 이원길 서원유통 회장도 차기 회장감으로 지목되고 있다. 두 회장은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를 거치면서 적절한 규모의 경영과 도전의식을 발휘해 오히려 회사를 성장시키며 반석위에 올려놓은 점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부산상의 의원을 맡고 있는 박순호 세정 회장과 박종익 삼익TR 회장도 차기 회장 후보에 오르내리고 있다. 의류분야의 인디안 브랜드로 유명한 세정의 박순호 회장은 회사를 30%의 고속성장을 이뤄낸 성과를 올렸다. 부산남북경협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종익 대표는 지난 회장선거 때 후보직을 접은 바 있어 이번 회장 선거에 본격 출마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밖에 부산상의 부회장인 김지 동신유압 사장과 상임의원인 이병걸 파크랜드 회장도 차기 회장후보 대열에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부산경제는 홀로서기와 지역경제 재도약이라는 두 과제를 가지고 있다"며 "차기상의 회장은 기업인들을 단합시키고 부산을 세계적인 도시로 도약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물이 돼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부산상의는 최근 정관을 대폭 개정해 올해부터 회원의 의원선거권은 현행 1인 1표에서 회비납부액에 따라 최저 1표에서 최고 30표까지 차등 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매출규모와 회비납부액이 많은 대규모 기업의 선거에 대한 영향력이 현재보다 훨씬 커지게 됐다. 부산상의 의원수는 현행 60명에서 1백명으로 늘었으며 부의장은 7명에서 10명, 상임의원은 18명에서 25명으로 각각 늘어났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