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전날 큰 폭으로 하락한데 이어 약보합으로 마감됐다. 8일 종합주가지수는 0.48포인트 떨어진 651.72를 기록했다. 옵션만기일을 하루 앞둔데다 미국증시가 전날 혼조세를 보인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전문가들은 옵션만기일 이후에도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박스권 하락 장세에서도 지수 600선이 강한 지지선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면서 지수는 하락보다 추가 상승하는 쪽에 무게중심이 놓여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단기적으론 박스권 장세 교보증권 김석중 상무는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인 요인이 증시에 주는 영향력이 제약을 받는 상황이란 점에서 주가지수 600∼700선의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박스권 장세는 삼성전자 주가가 횡보국면에서 벗어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이 기간 중에는 개별 업종과 종목이 테마를 형성하며 움직이는 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증시는 추가 하락보다는 상승 여력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동원투신운용 이창훈 상무는 "현 증시는 장기 상승을 위해 바닥을 다지고 있는 국면으로 판단된다"며 "미국-이라크전쟁 가능성 등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 투자자들이 주식을 선뜻 매입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우리증권 신성호 이사도 "위축되는 내수를 수출이 보완해주며 올해 국내기업들의 순이익은 10%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큰 흐름상 현재 시장은 상승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파악된다"고 진단했다. B&F투자자문 김석규 대표는 "외국인투자자가 새해들어 한국과 대만에서 대규모 매수우위를 지키고 있다"며 "이것은 두 나라 증시에 대한 이들의 전망이 밝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옵션만기일이 끝나도 수급상으로 크게 나빠질 요인은 없어 추가 하락 여지는 얇아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의 유동성 보강 △하락추세인 D램가격의 안정 △원화절상의 진정 등 3가지 여건이 해결될 때만 주가는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전략 전문가들은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지수 관련주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업종별 종목별 대응전략을 펼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교보증권 김 상무는 "인터넷 반도체 전자상거래 석유화학 등이 테마를 형성하면 이를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F투자자문 김 대표는 "환율과 무관하고 구조적으로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인터넷주가 현 장세의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증권 신 이사는 "현 장세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을 유지하며 주식을 조금씩 분할 매수하는 '시간 포트폴리오'를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동원투신운용 이창훈 상무는 "과매도 등으로 인해 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들을 골라 사두는게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