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와 함께 찾아온 동장군이 옷장 깊숙히 넣어둔 두툼한 코트를 꺼내 입으라고 재촉한다. 지난해 12월을 짤막한 보머 재킷이나 얄팍한 피코트만으로 보낸 멋쟁이들도 매서운 겨울 바람 앞에선 "따뜻한 코트가 최고"라고 얘기한다. 미처 코트를 갖춰놓지 못한 여성들은 "바겐세일"이라고 써붙인 매장을 기웃거리곤 한다. 그러나 지갑 열기가 쉽지 않다. 어떤 코트가 유행하는지,자신에겐 어떤 코트가 어울릴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코트는 가장 바깥쪽에 입는 아우터로 입는 사람의 차림새와 이미지를 좌우하는 중요한 아이템이다. 값도 만만찮게 나간다. 따라서 코트를 살 땐 각별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 요즘 "트렌드세터"(유행선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스타일과 후회하지 않게 코트를 고르는 방법,각자의 체형에 딱 어울리는 스타일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 유행하는 코트 스타일은 > 최신 유행 코트를 미리 마련해놓은 여성이라면 강추위가 오히려 반가울 듯 하다. 옷 속에 파묻힌 것처럼 보이는 큼직하고 길다란 맥시 코트(Maxi Coat)가 바로 트렌드니 말이다. 길이는 발목을 덮고 폭도 풍성해 몸 전체를 코트가 지배한다. 여성복 에이비에프지의 양일지 실장은 "맥시 코트는 라인이 너무 풍성한 나머지 자칫 뚱뚱해 보일 수 있으니 안쪽 옷차림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안쪽은 되도록 몸에 붙는 슬림 라인으로 갖추고 하이힐보다는 납작한 플랫 슈즈가 더 잘 어울린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80년대풍의 파워 수트 스타일도 핫 트렌드 중 하나다. 어깨는 패드를 넣어 부풀린 반면 허리는 벨트로 졸라매 몸의 곡선을 극적으로 강조한 디자인이다. < 디자인은 베이직하게 > 매년 겨울 코트를 살 요량이 아니라면 트렌드에 맞추기보다는 클래식한 기본 디자인으로 눈을 돌리는 편이 낫다. 여성복 Y&Kei 디자인실의 최진숙 팀장은 "코트의 유행 변화는 전체적인 라인과 길이,어깨너비와 허리라인,소매 모양 등으로 알 수 있다"며 "해마다 달라지는 트렌드를 비켜가는 방법은 너무 과장되지 않은 실루엣을 고르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면 이번 겨울 핫트렌드인 파워 수트 스타일을 사더라도 어깨와 허리라인이 극단적으로 넓거나 좁은 디자인을 피하면 여러해에 걸쳐 질리지 않고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웬만해선 디자인이 바뀌지 않는 전통적인 디자인의 코트를 장만해 둬도 좋다. 두줄 단추가 달린 H라인의 더블 브레스트 코트(Double Breast Coat),한 줄 단추에 허리를 묶은 단정한 테일러드 칼라 코트(Tailored Collar Coat),17세기 북구 어부들의 옷에서 유래한다는 더플코트(Duffle Coat) 등이 대표적인 예.이런 클래식 라인의 코트는 길이와 품새만 조금씩 달라질 뿐 몇년이 지나도 디자인에 큰 변화가 없다. 길이는 무릎 근처를 오가는 7부 정도가 적당하다. 벨트 유무에 관계없이 키 크고 날씬해 보이는 실루엣을 만들어 준다. 바지와 치마 모두에 잘 어울리지만 치마를 입을 땐 코트 밖으로 치맛단이 나오지 않도록 주의한다. 색상 또한 튀는 컬러보다는 블랙 베이지 카멜 등 차분한 기본 색을 골라두면 시간이 지나도 멋스럽게 연출할 수 있다. < 내게 어울리는 디자인은 > 체형을 우선 고려한다. 키가 큰 사람일수록 롱코트가 잘 어울리지만 너무 마른 체형이라면 몸에 달라붙는 일자 라인은 피하는 게 좋다. H라인이나 패딩 소재 코트는 마른 몸매에 잘 어울린다. 뚱뚱한 편이라면 목 여밈 부분이 탁 트인 테일러드 칼라를 입어야 한결 날씬해 보인다. 허리선이 바짝 올라간 하이 웨이스트 라인의 코트는 하체가 짧아 보인다는 고민을 어느 정도 해결해 준다. 겨드랑이 아래부터 종 모양으로 퍼지는 A라인 코트도 체형의 결점을 커버해주는 디자인.길이는 종아리 근처의 7부 정도가 적당하다. 설현정 객원기자 hjsol1024@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