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9:52
수정2006.04.03 09:54
'바이오기업도 흑자를 내야 코스닥에 등록될 수 있다.'
바이오 벤처업체인 B사는 지난해 코스닥에 도전했다가 보류 판정을 받았다.
그 이유는 바로 흑자를 못냈기 때문이다.
코스닥위원회는 B사에 일반 제조업이나 IT(정보기술)기업과 마찬가지로 '매출과 순이익'이란 잣대를 들이댔다.
B사는 바이오 벤처로서의 성장 가능성과 기술력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것이다.
이 회사뿐만 아니다.
지난해 코스닥의 문을 두드린 바이오 벤처들은 예비심사를 통과하는데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6개 업체가 도전해 절반인 3개사가 코스닥에 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등록률로만 보면 다른 업종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
문제는 바이오 업종의 특성이 등록기준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단기간에 매출과 순이익을 올리기 어려운 특성을 도외시한 채 '투자자 보호'를 앞세워 수익성만을 강조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처럼 높은 문턱으로 인해 코스닥에 등록된 바이오 벤처는 손으로 꼽을 정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M&A(기업인수합병)를 통해 살 길을 찾는 것도 만만치 않다.
한 바이오 벤처캐피털리스트는 "높은 배수로 투자한 바이오 벤처에 추가로 자금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코스닥등록을 통한 투자자금회수 가능성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바이오 벤처들은 코스닥의 높은 문턱을 넘기 위해 위원회측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맞추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도 3월에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기술개발과 시장개척 등을 통해 창업 2년 만인 지난해 매출 20억원에,4억원(가결산 기준)의 순익을 올렸다.
그러나 코스닥 입성에 성공할지의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조중명 사장은 "매출과 순이익 등도 중요하지만 기술력 성장 가능성 등을 적극적으로 평가,인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기술력 평가도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바이오 벤처의 기술력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관이나 제도가 갖춰져 있지 않다.
"기술력을 평가받기 위해 평가기관을 수소문해봤습니다.그 과정에서 기술신용보증기금만이 단 한명의 생명공학 박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창업 3년째를 맞은 벤처기업 대표는 "바이오기업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거듭 힘줘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