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자 전세계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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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재정적자 비상등이 켜졌다.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홍콩 브라질 등 많은 나라들이 급증하는 재정적자로 신음하고 있다.
홍콩같은 일부 경제권은 국제투기 자본으로부터 통화공격을 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급증하는 재정적자=메릴린치증권은 9일 올 미국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인 3천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의 약 2배로 1992년(2천9백억달러)을 능가하는 사상최대다.
전문가들은 재정적자가 GDP의 3%를 넘으면 경제에 위험신호가 켜진다고 말한다.
일본과 독일은 더 심각하다.
올해 일본의 재정적자 예상액은 3천억달러로 GDP의 7.5%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는 7.2%로 3년 연속 늘었다.
독일은 지난해 재정적자 한계선(GDP의 3%)을 넘어선 3.8%(약 8백억달러)에 이르렀다.
이날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는 "독일 재정적자가 올해에도 GDP의 3%를 초과할 것"이라며 대책을 촉구했다.
지난해 GDP의 2.7%였던 프랑스 재정적자는 올해 2.9%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홍콩과 브라질 등 신흥시장권의 재정적자는 대부분 GDP의 5%를 넘고 있다.
◆홍콩달러 가치붕괴 우려=홍콩의 둥젠화 행정장관은 이날 "작년 1~10월까지의 재정적자액이 7백8억홍콩달러(약 90억달러)로 GDP의 5%를 넘어섰다"며 이로 인해 미 달러화에 고정돼 있는 홍콩달러가치를 붕괴시키려는 투기세력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달러는 지난 97년에도 국제투기세력의 표적이 돼 아시아외환위기를 부추겼다.
미국도 재정적자 확대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경기부양책이 의회에서 원안대로 통과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경우 미 경기 회복세는 탄력을 잃게 된다.
일본에서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5%의 소비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장기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소비세를 인하해야 할 판에 인상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은 일본정부의 추가 경기부양책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세계경제가 재정적자에 발목을 잡혀 있다"며 경기회복세가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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