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게 경제교육을] 제1부 : (5) "돈이란 편리한 도구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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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내 생일이라우!(It's My Birthday!)'
지난해 12월 13일 LA 베벌리힐스에서 만난 안드레아 도마니크양(15)은 가슴에 이렇게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생일을 하루 앞두고 자신에게 선물하기 위해 직접 만든 T셔츠다.
안드레아가 스스로를 위해 준비한 선물은 또 있다.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전자기타.지난 1년동안 애완견 돌보기부터 베이비시터까지 온갖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6백달러를 투자했다.
엄마는 그런 딸에게 전자기타용 앰프를 선물로 사줬다.
매칭 펀드(Matching Fund) 방식인 셈이다.
"용돈은 받지 않아요. 꼭 필요한 돈은 엄마가 주시죠. 하지만 대부분 아르바이트로 충당해요. 화장품이나 영화비같은 사소한 용도로 손을 벌리고 싶진 않거든요. 번 돈중 일부는 용돈으로 쓰고 나머지는 대학교 책값으로 저축을 하지요."
안드레아는 프리랜서 신문기자인 조 도마니크(52)와 맥그로힐 영어교재 집필자로 유명한 UCLA 영어강사 주디 탄카(50) 부부의 외동딸.
미국에서도 유복한 가정이다.
"물질만능, 속물주의, 사치스러운 소비문화가 판치는 세상일수록 돈의 가치를 중심을 갖고 판단하는게 중요하지요. 아이에게 돈이란 성공의 척도가 아닌 생활에 편리함을 주는 도구라는 점, 소비에 보수적이되, 구두쇠는 되지 말라고 항상 강조합니다."(주디)
주디는 안드레아에게 돈을 쓰기 전에는 반드시 '합리성'을 점검하도록 가르쳤다.
딸도 잘 따라줬다.
예컨대 딸이 핸드폰을 사고 싶다고 했을 때는 엄마가 필요할 때 빌려준다고 하자 당장 구입을 포기했다.
"학교에 영화배우 덴젤 워싱턴의 딸을 비롯해 부잣집 아이들이 많아요. 일주일에 몇 백 달러씩 쓰기도 하죠. 하지만 저처럼 일해서 돈을 버는 친구들도 많아요.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말이죠."
안드레아는 친구나 친척에게 선물을 할 때도 손수 만든 물건들을 주로 한다.
프린트한 티셔츠나 액세서리, 함께 찍은 사진들로 꾸민 앨범 등이다.
"그런 선물이 훨씬 의미있지 않아요?"
로스앤젤레스=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