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씨의 대하소설 '토지'를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정리한 '청소년 토지'(이룸,전12권, 각권 8천원)가 나왔다. '토지'는 26년이라는 집필기간과 7백여명에 달하는 등장인물에서 알 수 있듯 방대한 분량의 소설이다. 시간적으로는 1897년부터 1945년까지 약 50여년에 걸쳐 있으며 공간적으로는 경남 하동 평사리에서 만주와 일본 도쿄까지 무대로 삼고 있다. '토지'는 우리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지만 이처럼 엄청난 스케일 때문에 연구자들은 물론 일반 독자들도 쉽게 읽기 어려운 작품이었다. '청소년 토지'는 누구나 쉽게 원작 '토지'의 재미와 감동을 맛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우선 분량이 대폭 줄었다. 원작은 2백자 원고지 3만여장 분량이지만 '청소년 토지'는 약 5천장으로 줄었다. 또 원작이 소설적 사건 전개와 함께 논설에 가까운 사상적 논제들을 상당수 포함하고 있는데 비해 '청소년 토지'는 서사 위주의 이야기 속에 사상을 압축적으로 담아냈다. 또 동양화가 김옥재 선생의 삽화를 곁들여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각권 말미에는 역사적 배경이 되는 사건이나 주요 인물들에 대한 해설을 달아 전체적인 이해를 돕고 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