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說)만 무성하던 개인 '큰손'의 실체가 10일 주식시장에서 나타났다. 10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한 개인투자자가 D증권사 창구를 통해 삼성전자 주식 22만여주(7백억원 규모)를 한꺼번에 매도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날 D증권을 통해 들어온 25만여주의 삼성전자 매도물량 가운데 22만여주가 한 명의 투자자에 의해 나온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식을 무 자르듯 일거에 팔아치운 투자자는 전주에서 활동하는 30대 전업 투자자다. 이 투자자가 D증권 전체 약정(주식영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달해 증권사 안에서 'D증권투신'이라는 닉네임으로 통하고 있다. D증권 전주지점에 맡겨둔 예탁금만 4백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매매가 잦은 편이어서 한 달 주식거래액(약정액)이 최고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큰손'임에도 불구, 증권사 창구에는 직접 나오지 않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해 거래를 하고 있다고 증권사 관계자는 전했다. 이 '큰손'은 지난 99년 주식투자에 나서 큰 돈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하이닉스반도체 현대자동차 국민은행 등 물량이 많은 종목을 번갈아 투자했으며 삼성전자는 새해 들어 손대기 시작했다는 것. 하이닉스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이 투자자의 하루 매매물량이 수천만주에 달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D증권은 이 투자자를 '모시기' 위해 장기간 많은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이 투자자는 처음에 다른 D증권 창구를 이용했으나 현재 거래하는 D증권의 지역 본부장이 직접 나서 고객으로 유치했다는 설명이다. 이 '큰손'에 힘입어 D증권 전주지점은 현재 전국 지점 가운데 영업실적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주 지점장은 이 투자자를 관리하는게 핵심 업무중 하나가 된 상태다. 한편 3년 전 모 증권사 강남지역 지점의 J씨와 또 다른 증권 지점의 B씨가 4백억∼5백억원대 자금을 굴리면서 이름을 날렸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