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10일 국민들을 상대로 18개 부처 장관 인사추천과 정책제안을 접수하기 위한 국민제안센터 개소식을 가졌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1층에서 치러진 이날 개소식에서 "기대가 크지만 걱정도 된다"면서 "그러나 국민제안이 일반화되고 많은 국민들에게 익숙해지면 새로운 효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인사추천에 대해선 "(기존 인사자료에) 하나를 더 보태는 것이 본류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금광의 광맥을 찾아가는 심정으로 접근하면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센터운영은 첫날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까지 1층 센터와 노 당선자 인터넷 홈페이지(www.knowhow.or.kr), 팩스 등을 통해 정책제안이 5백50건, 인사추천이 1백36건 접수됐다. 36년간 철도청 공무원으로 있다 지난 94년 정년퇴직했다는 김종원씨(66.구로구 온수동)는 자신의 평생 공적실적이 담긴 A4용지 1백20장 분량의 서류뭉치를 센터 1층의 접수대에 제출했다. 그는 "주위의 허위보고와 서류변조 등으로 훈장도 못받고 불명예 퇴직하는 바람에 심한 병을 앓았다"면서 "이를 보상받기 위해 검찰에 6차례 고소했지만 매번 불기소처분됐는데 용산경찰서장과 구청장이 제대로 사실확인을 해줬다"며 이들을 장관에 추천했다. '도덕양심모임회'라는 단체의 박찬정 회장(73)은 청소년보호위원장을 지낸 강지원씨를 법무부장관에 추천했다. "강 전 위원장은 TV에서 보니까 혹시 불효할까봐 자기 옷을 어머니방에 두고 아침저녁으로 어머니방에서 옷을 갈아입더라"면서 "이런 효자가 말만이 아닌 제대로된 개혁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사유를 설명했다. 사법개혁국민연대(상임대표 신평)는 △법관의 직급 완화 △국민의 재판참여 보장 △검찰의 과도한 정치지향 완화 △경찰의 수사권 독립 등 사법개혁을 위한 6개항의 정책제안 서류를 제출했다. 국민참여센터 천호선 전문위원은 "민원청탁성 정책제안 등 센터설립 취지와 동떨어진 내용도 일부 있었지만 예상외로 쓸만한 제안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