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이 수입제품 덤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회용라이터 건전지 폴리비닐알코올 에틸헥실알코올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덤핑수입 행위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일회용 라이터는 무역위원회의 반덤핑 관세조치에도 불구,라이터의 구조를 변형한 제품이 덤핑수입되고 있다. 라이터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중국산 일회용 라이터에 대해 31.39%의 잠정 덤핑관세를 부과하자 이를 피하기 위해 일회용 라이터에 가스 주입구를 부착해 일회용이 아닌 것처럼 속여 계속 덤핑가격으로 들여오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덤핑관세가 부과되자 베트남산 또는 인도네시아산으로 우회 위장해 수입해오고 있어 20여개 국내 영세 라이터 업체들이 애로를 겪는 실정이다. 건전지업계도 일본산과 싱가포르산 알칼리망간건전지에 대해 반덤핑 관세조치를 내렸음에도 다시 덤핑수입을 해와 로케트전기 벡셀 등 국내 건전지 업체들이 무역위원회에 거듭 반덤핑 제소를 했다. 또 △일본산 수산화나트륨 △프랑스 및 독일산 에틸헥셀알코올 △중국산 백상지 △일본산 폴리비닐알코올 등도 상습적인 덤핑품목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지난 한햇동안 반덤핑관세 건수는 15건으로 2000년의 6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단순한 가격덤핑 이외에 지식재산권 침해로 국내시장을 잠식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에이텍 세진전자 오케이산업 등이 미국의 맥인스트루먼트에서 휴대용 손전등의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연이어 무역위원회에 제소했다. 이처럼 외국기업들의 국내시장 덤핑 행위가 늘어나고 있는데도 아직까지 중소기업들이 반덤핑제소에 관한 내용을 잘 몰라 제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무역위원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덤핑행위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은 전체의 44%인데 비해 무역위원회를 통한 반덤핑제소 기능을 알고 있는 중소기업인은 전체의 14%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한국의 반덤핑 제소건수(18건)는 미국의 23분의 1,EU의 15분의 1,인도의 16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무역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을 감안,한국도 한시 바삐 무역위원회의 기능을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해 중소기업들이 덤핑으로부터 고통받는 것을 덜어줘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현재 50명선인 무역위원회의 인력을 적어도 1백20명선으로 확대해 덤핑행위를 사전에 방지하고 국산품이 수입품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