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관련 문의전화 '봇물' .. '완전포괄주의' 도입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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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상속.증여세에 관한 완전포괄주의 과세 방침을 거듭 밝힘에 따라 변칙 상속과 증여를 위해 사채시장을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명동 등 사채시장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하기 이전에 무기명 채권을 구입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아지면서 최근 채권값이 오르고 '당첨된 복권 구입' 등의 탈세방법을 묻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 부자들 '떨고 있다' =시중 은행에서 고액 자산가들을 주로 상대하는 프라이빗뱅크(PB)에는 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들의 전화가 부쩍 늘어났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수십억원 이상을 갖고 있는 고액 자산가들중 일부는 상속.증여세 포괄과세에 상당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며 "상속세 제도가 바뀐 뒤 전면적인 세무조사가 이뤄지는 것이 아닌지 노심초사하는 고객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 변칙증여위해 사채시장 기웃 =무기명 장기채권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상속.증여세가 완전히 면제될 뿐만 아니라 자금출처 조사도 피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오는 10월 만기가 돌아오는 액면가 1만원짜리 증권금융채권은 현재 1만5천6백∼1만5천9백원 사이에서 가격이 형성돼 있다.
한달전에 비해 5% 이상 올랐다는 것이 사채시장 관계자들의 얘기다.
그나마 사려는 사람들만 줄을 섰을 뿐 매물이 없어 호가만 올라가고 있는 상태다.
'당첨된 복권 구입'을 통한 변칙 상속을 문의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당첨된 복권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세금을 제한 당첨금보다 높은 값을 쳐주고 상속자가 당첨된 것처럼 위장하는 방법이다.
명동의 한 사채업자는 "당첨 복권은 물량이 없어 5∼10%의 프리미엄을 주고도 구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 "낼 것은 내겠다"는 소신파도 =떳떳하게 낼 것은 내겠다는 부자들도 적지 않다.
이장건 국민은행 PB팀 세무사는 "몇 년전만 해도 법망을 피해 상속세와 증여세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을 묻는 고객들이 많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당당하게 세금을 내겠다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최철규.조재길 기자 gray@hankyung.com